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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진 - [로컬&지역발전 이야기] 푸른길을 도시관광자원으로 브랜딩하자

플레이광주 7 968 03.20 09:24

푸른길 2.0을 위한 제언

 

 # 푸른길을 노래함

참말로 좋네 푸른길이 있어서 좋네

나무들이 서로 모여 살고

새들이 그 나무들 속에 집을 짓고

아이들이 나비처럼 내려앉은 옛 기찻길

광주에는 푸른길 푸른 마음 출렁출렁 좋네

할머니가 아장아장 손자녀석 등에 업는 길

할아버지가 손자딸 앞세워 소년인 양 걷는 길

지어미와 지아비가 늙을 줄 모르고 걷는 길

젊은이들이 휘파람불며 자전거로 달리는 길!”

- 김준태 시인의 '푸른길을 노래함' -

 

# 아련한 추억의 철도길이 공원길로

어렸을적 살았던 동네에 기찻길이 있었다. 광주 원도심을 관통하는 경전선 철도길이었다. 하루에도 수차례 기적소리 울리며 기차가 다녔다. 동명동에서 계림동쪽으로 이어지는 그길을 따라 때로는 철길을 걷기도 했고, 기차가 올 때 쯤이면 십원짜리 동전이나 철못을 레일위에 올려 놓고 기차가 지나간후 납작하게 된 동전과 칼처럼 변한 못을 가지고 놀았으며, 할머니댁이 있는 시골에 가기 위해 남광주역에서 기차를 타고 지나가기도 했던 아련한 추억이 서려 있는 길이다.


그 철도가 변했다. 철도가 없어지고 기나긴 선형의 공원길이 생겨났다. 하루에도 3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운동삼아 걷기도 하고 출퇴근 하기도 하는 도심속 걷는 숲길로 재탄생했다. 지난 1998년부터 폐선된 철로길의 활용방안을 놓고 공원을 만들자는 시민들의 간절한 요청을 마침내 행정이 받아들여 관과 민이 함께 조성해온 길로 누군가는 기적의 길이라고도 부른다. 도심철도 폐선부지 공원화에 관한한 국내 최초 사례로 주민들과 행정이 함께 만들어나갔던 아름다운 광주의 정신이 녹아있는 길이다.


 


# 푸른길2.0이 필요하다

지난 2023년 푸른길공원이 성년을 맞이 했다. 계림동부터 진월동까지 이어진 구간 8.1km(현재의 모습)가 완성된 건 지난 2014년이지만 처음 공원화 논의가 시작된 때로부터는 20여년이 더 지난 것이다. 그동안 도심속 허파와 같은 존재로 시민들의 소중한 생태공원이자 힐링길로서 역할을 다해온 푸른길이 더 발전할 수는 없을까 ?

 

생태적 담론과 지역발전 담론을 함께 조화롭게 만족시키는 새로운 역할, 광주의 랜드마크이자 도시브랜딩 자원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푸른길2.0이 필요하다.

 

푸른길의 태동 배경, 그동안의 조성 경과, 현재의 이용현황 그 자체로도 우리나라 원도심 도시재생사에 길이 빛날 성과이고 최근에는 푸른길 녹지축의 도심속으로의 연장, 푸른길구간의 연장(광주역~광주송정역) 논의가 있지만 여기서는 일단 도시관광자원화 관점에서 지역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더 나은 푸른길을 만들기 위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푸른길공원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 광주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여행자 탐방센터, 조경, 시설), 소프트웨어(스토리발굴, 관광홍보 프로그램, 문화프로그램), 휴먼웨어(커뮤니티, 지역기관·단체) 등 종합적인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에코힐링길로서 고유 의미에 더하여 관광명소화 측면에서 푸른길 인근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로 볼거리·즐길거리·먹을거리가 있는 재미 제공, 원도심 골목길이나 동명동카페거리, 충장로 원도심,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ACC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콘텐츠 개발, 관광객 편의를 위한 휴식공간, 화장실, 푸른길 여행자 안내 센터의 확충과 다양한 탐방·교육·체험프로그램 운영, 굿즈 개발, 키오스크나 전자지도, AI활용 등 스마트 관광 요소의 도입, 문화,예술,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커뮤니티 활성화, SNS등 여러 매체를 통한 홍보가 필요하다. 또한 푸른길 공원 관리를 지원하고 관광활성화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할 전담센터의 기능을 보강해야 하며, 전담인력의 확충도 필요하다.


# 지자체와 유관기관,단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그동안 광주광역시나 동구, 남구 등 지자체에서는 푸른길공원을 여러 도시공원중의 하나로 녹지 중심으로만 봐왔던 종래의 틀을 벗어나 관광과 결합된 특별한 도시브랜딩 자원으로서 가치를 구체화할 계획을 수립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푸른길 바로 옆에는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기독교병원 등 대학·종합병원이 세 개나 있는데 국내 공원길중에 이러한 곳이 또 어디에 있는가


광주교대, 조선대, 기독간호대를 비롯하여 중고등학교 등 한둘이 아닌데 이들 기관, 학교들이 각각의 특성에 맞는 참여 프로그램들을 자발적으로 만들어 푸른길 공원에서 펼치도록 하는 것도 ESG 사명을 다하고 지역의 공공기관·단체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될 것이다. 공공기관, 단체, 학교가 참여하는 푸른길 공원 유관기관·단체 협의체가 구성되고 여러활동을 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 다양한 재원확보의 길

이 모든 것들이 반드시 지자체 예산으로만 이루어져야 할 필요는 없다. 열악한 광주광역시와 기초지자체(동구,남구) 재정상황을 고려하면 푸른길 공원의 관광자원화를 위하여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되는 것도 있을 텐데, 푸른길 조성 초기 100만그루 헌수운동과 같은 시민참여 운영방식(현재도 푸른길운영을 위한 시민참여회원제가 있긴 하지만 그 참여율이 너무 낮아 안타깝다)의 기관,단체 참여 확대 방안 마련, 고향사랑기부금(푸른길공원 관광자원화 지정기부제) 활용, 적극적인 국비지원사업(국토부,문체부,행안부등) 기획·유치, 민간기업의 참여를 통한 수익화 방안 모색 등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추진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 세상에서 가장 긴 푸른길 플리마켓은 가능할까 ?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는 명상산책로(A Mindful Walk), 빗물저장 관리시스템, 정원폐기물의 퇴비화, 친환경 해충관리, 이벤트 공간 대여, 하이라인아트(High Line Art). 흑인커뮤니티 등 지역주민과의 연대 등 유지관리와 운영 프로그램을 일년에 400개 넘게 운영하여 연간 800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프롬나드플랑테는 도시가 지닌 흔적을 단순한 보전 위주의 방식을 넘어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느낄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상가임대 등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공공예산 투입의 최소화와 유지관리 비용의 지속적 확보, 도시녹지 공간을 통한 시민휴식 공간 제공, 역사적 자산으로서의 철로공간의 보존등 버려진 공간을 적절히 활용한 대표사례로 영화 비포센셋에도 나왔으며 이후 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져서 파리의 랜드마크가 된 점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푸른길 8.1km 전체 구간에서 세상에서 가장 긴 플리마켓이 일년에 한두번씩 정기적으로 펼쳐진다면 정말로 기네스북에 오를 토픽감이 아닌가 ? 구간별로 나누어 공예마켓, 푸드마켓, 의류마켓, 생활소품마켓, 북마켓 등... 이것만으로도 가슴설레인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자원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지 않을까 ? (물론 공원환경, 주변 상권과의 협력 등 조화로운 방법을 찾는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비현실적인 꿈같은 아이디어 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꼭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꿈은 이루어진다.

 

# 맺는말

푸른길은 이제 단순히 걷는 공원으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광주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랜드마크로서 연중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로 키워나가야 한다. 막연한 담론으로만 그치지 말고 지자체의 실천적인 기획과 정책수립 그리고 시행과 더불어 시민들이나 유관기관,단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Comments

sny 03.20 12:51
푸른길을 자주 오가는 사람이라 즐겁게 읽었어요. 산책하는 용도로만 사용되는게 아니라 플리마켓으로도 방문할 수 있게 된다면 좋은 명소가 될 것 같네요.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오가는 곳이니 이런 특성을 살려서 더욱 오고 싶은 푸른길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jis 03.20 12:56
푸른길 화이팅!!
양이 03.20 13:29
푸른길이 문화 벨트가 된다면 무척이나 멋질듯 합니다. 이용객 역시 다양해져서 광주의 문(화)룡?벨트로 갈수 있다면 정말 매력적인 도시가 될듯합니다.우린 블루드래곤파크쯤 되려나요? ㅎ
Sg 03.20 14:06
푸른길에 인문을 담고, 자연을 담고, 놀이를 담고, 노래를 담고, 우리의 일상을 담으면 정말 멋진 푸른길이 될거 같아요~
화이팅!
진이 03.20 16:52
글을 읽으면서 군산 경암동철도길이 생각났네요^^! 푸른길도 잘 조성되어 활성화가 잘된다면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광주의 대표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을것 같아요 :)
Amidumonde 03.20 20:07
이제는 Promenade Plantée나 High Line을 뛰어 넘는 푸른길로 업그레이드 시키면 좋겠다. 예를들어, 산수5거리, 조대앞, 남광주시장, 백운로타리 등을 중심으로 작은 공간을 만들고, 전당, 양림동, 무등산, 광주천 등을 연계한 새로운 길을 만들어서 도시의 유동성을 담보하는 동남구의 핵심축으로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임가은 03.20 23:54
세상에서 가장 긴 플리마켓이라니! ! 이름만 들어도 너무 흥미롭고 주말에 꼭 연인이나 가족, 친구들끼리 놀러가기에도 좋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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