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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_04 김피디의 불펀한 생각] ‘충주맨’ 김선태가 남긴 과제, 여수 섬 박람회가 가야 할 길

김태관| |댓글 0 | 조회수 119

< 여수 섬 박람회 김선태 유튜브 영상  > 


전직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출연한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홍보 영상이 거센 후폭풍을 낳고 있다. 기대와 달리, 영상은 현장의 '준비 안 된 민낯'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여론의 싸늘한 질책을 받았다. 홍보에도 원판 불변의 법칙이 작용한다. 준비 안 된 행사를 홍보하는 건, 그저 흠집을 부각하는 자충수일 뿐이다.


낭만 여행지의 상실, 그리고 허탈한 감성팔이


한때 여수는 대한민국 낭만 여행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여수는 어떠한가. 최근 여수를 찾은 한 여행 유튜버의 영상은 낭만포차 거리의 씁쓸한 현실을 비춘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위압감을 주는 도 넘은 호객 행위, 비싼 물가와 바가지 논란, 불친절, 그리고 주말이면 반복되는 극심한 교통 체증까지. 여수는 스스로 낭만이라는 타이틀을 걷어차 버렸다.


< 택시 바가지 경험 이야기 하는 김선태 >


이런 위기 속에서 지자체가 택한 홍보 방식은 안일하기 짝이 없었다. 현장의 구조적 문제는 덮어둔 채, 무작정 지자체 캐릭터 인형을 앞세우고, 정작 김선태 본인도 하지 않을 '상황 개그'를 연출했다. 무분별하게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쏟아내는 진정성 없는 찬양과 감성팔이는 이제 식상함을 넘어 대중의 피로감만 가중시킬 뿐이다.


침묵하는 지역 언론과 1,600억 메가 이벤트의 효용성


더욱 뼈아픈 것은 이 사태를 둘러싼 언론의 직무 유기다. 김선태 영상이 논란이 되자, 8천만 원의 협찬비가 쓰였다는 사실이 곧바로 공개됐다. 그렇다면 정작 지역 언론은 그동안 섬 박람회 홍보로 얼마를 받았을까. 행사가 '제2의 잼버리'가 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도, 보도자료와 안일한 홍보 영상에 기대어 그들만의 축배를 든 건 아니었을까.


이런 가운데 무려 1,600억 원이 투입되는 섬 박람회라는 메가 이벤트가 과연 지역에 실질적 효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기획 단계부터 제대로 된 검증이 있었을까. 지역마다 장밋빛 관광 비전을 남발하는 정치인들의 공약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수년째 얄팍한 상술로 멍들어 가는 판에, 수백만 명이 몰리는 국제행사를 하루아침에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을까.


< 섬 박람회 포스터 >


'투명한 과정'이라는 새로운 서사가 필요하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박람회 조직위원회가 부랴부랴 종합대책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7월까지 주 행사장 기반 시설을 완공하고, 해상교통 반값 운임 지원, 임시주차장 및 셔틀버스 확보, 그리고 고질적인 쓰레기와 바가지요금 문제 해소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과만 번지르르하게 포장하려 해선 안 된다. 지금 여수에게 필요한 것은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줌으로써 만드는 새로운 서사'다. 지역 상인들이 자정 결의를 하고, 행정 기관이 바가지 물가와 전쟁을 벌이며, 텅 빈 갯벌이 박람회장으로 변모해 가는 그 땀내 나는 과정 자체를 콘텐츠로 공개해야 한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치열하게 개선해 나가는 진정성이야말로 대중의 마음을 돌릴 가장 강력한 홍보다.


우리가 사랑했던 여수, 다시 시작하자


< 하회도 봄풍경 >


2010년대 초반, 매주 한 번씩 여수 여행지를 방송에서 소개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아기자기한 골목길에 스며 있던, 서부권과는 또 다른 동부권만의 '개미진' 손맛. 숨이 멎을 듯 감동적이었던 걷기의 성지 금오도 비렁길, 이름마저 어여쁜 꽃섬 하화도, 그리고 이국적인 정취를 뿜어내던 거문도의 추억. 우리가 사랑했던 여수는 인공적인 세트장이나 1,600억 원짜리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그 섬과 바다가 품고 있던 투박하지만 따뜻한 생명력이었다.


여수는 여전히 아름답고, 그 소중한 추억들은 아직 방문객들의 마음속에 간직되어 있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여수가 가진 고유의 장소성과 진정성을 되찾는 것. 그 기본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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