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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현의 로컬푸드 탐방기 13] 나물, 봄을 맞을 준비를 하다

배성현| |댓글 0 | 조회수 73

겨울 매대의 초록 신호

겨울이면 로컬푸드 매대가 상대적으로 휑하다. 상추도 잠시 쉬고, 일부 엽채류는 생산이 멈춘다. 봄나물은 들판에서 오는 것 같지만, 요즘 봄은 하우스에서 먼저 시작된다.

겨울 끝자락, 시금치 → 냉이 → 새싹보리 → 달래 이 순서로 로컬푸드 매대가 채워지기 시작하면  “아, 이제 봄이구나.”,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된다.

 

시금치 겨울 식탁을 지키다

겨울을 지키는 나물은 시금치 하나로 족하다. 그때 고개를 내미는 것이 있다. 바로 시금치다. 빨간 딸기가 겨울을 화사하게 만들었다면, 초록 시금치는 겨울을 버틸 수 있게 신선함을 제공해주는 귀한 음식이다.


< 시금치 종류만 5가지가 넘는 로컬푸드의 겨울 >


2022년 기준 시금치는 국내 엽채류 중 생산량 상위권을 기록하는 대표 채소다. 크게 주목받진 않지만,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존재. 국·무침·전·파스타·피자까지— 알게 모르게 우리의 겨울을 책임지는 초록 채소다.


시금치 피자와 직거래의 날

시금치 하면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다. 10년 전, 시금치 피자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 지인의 가게가 스테디셀러 메뉴로 시금치 피자를 밀고 있었다. 당시 나는 블로그 작업을 하던 시기라 자연스럽게 홍보를 돕기도 했다. 시금치 농부 친구와 함께 방문해서 밥을 먹는데, “아. 제가 시금치 농사짓는데, 이렇게 먹을 생각은 못했어요.”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인사를 하며 즐겁게 식사를 하고 돌아왔다.


문제는 여름에 생겼다. “이번 주 시금치를 구할 수가 없어서요. 혹시 친구분 소개 가능할까요?” 하필 시금치 농부를 데리고 시금치 피자집에 갔으니. 기억하는 것이 당연했다..그것도 복이라면 복이다. 결국 직거래가 성사됐고, 일주일치 급한 물량을 해결해주었다. 초록 채소 박스가 매장을 살린 날이었다. 그때 알았다. 시금치가 아무리 흔해도, 어떤 때는 ‘금’이 될 수도 있는 채소인 것을.


알고 가면 더 즐거운 로컬푸드 시금치 & 봄나물 고르기 꿀팁

1. 겨울 시금치가 더 달다

겨울 시금치는 서리를 맞으며 자란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당을 끌어올린다. 그래서 2~3월 시금치가 가장 달다. 이 세 가지만 보면 실패 없다. 노지에서 자란 것이 상대적으로 더 달콤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로컬푸드에서 노지 시금치, 섬초를 샀다. 분홍색 뿌리까지 달콤함을 잃지 않아야! >

- 잎이 두툼하고 짙은 초록

- 뿌리가 선명한 분홍빛

- 이파리 끝이 마르지 않은 것


2. 하우스 vs 노지, 무엇이 다를까?

딸기와 마찬가지로 시금치도 재배 방식이 나뉜다. 하우스 시금치와 노지 시금치, 종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결론은 둘 다 좋다. 다만 무침용이라면 노지, 샐러드나 생식용이라면 하우스 상품이 조금 더 부드럽다.


3. 봄나물은 작을수록

냉이, 달래, 쑥은 향이 생명이지만 만져보고 고를 수 없다.


- 쑥: 작고 얇은 것이 식감이 성기지 않아 맛이 좋다.

- 냉이: 세척 냉이가 많이 나와있다. 뿌리가 상대적으로 얇은 것이 손질이 편하다.

- 달래: 줄기나 뿌리가 너무 크면 성기다. 크지 않은 것이 좋다.

- 새싹보리: 색이 균일하고 상대적으로 잎이 작은 것이 부드럽다.


< 아주 조금씩만 들어있어도 된장국을 끓이기엔 최고의 재료, 냉이보리 반반 상품 / 시금치 송송 넣은 김밥 >


4. 봄비 온 다음 날을 노려라

비 온 뒤 이틀 안에 나온 나물은 향이 좋다. 수분을 머금고 자라기 때문이다. 특히 냉이는 이 시기에 가장 맛있다.


5. 나물은 “적당히” 사야한다

 나물은 맛있는 순간이 짧다. 많이 산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말. 냉장고에 넣어두면 향이 금방 날아간다. 오늘 먹을 만큼만 사서 즉시 조리해서 먹는 것, 그게 가장 호사다. 한끼 먹을 분량을 벗어난다면 데치기만 하고 수분을 제거한 후 보관하여, 참기름과 양념은 먹기 직전에 하는 것을 권한다. 꼭 보관을 해야한다면 살짝 데쳐 얼려두고 큐브용으로 국 요리에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봄을 사러 가보자

로컬푸드 매대에 초록이 차기 시작했다. 시금치 단 사이로 냉이가 보이고, 달래가 묶여 있고, 새싹보리, 아욱이 올라와있다. 매대를 보니 봄은 이미 시작됐다.

겨울의 끝에서 초록을 먹는 일. 그건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계절을 먼저 사는 일인지도.

오늘 로컬푸드 매장에서 봄을 한 단 들고 와 보는 건 어떨까.


북광주농협로컬푸드직매장에서 촬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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