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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진의 로컬&지역발전 이야기] 충장축제 두 번째 이야기

이여진| |댓글 4 | 조회수 149

필자가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취업을 하여 광주를 떠나 있는 30여년 동안 광주의 원도심은 더하기가 아닌 빼기로 수많은 축소 변화를 거듭했다. 도청과 시청이 빠져 나갔고 도시 외곽 곳곳에는 아파트 단지가 대규모로 들어서고 신도심 지구들이 형성되어 주민들 상당수가 원도심에서 외곽지역으로 이주하였다. 원도심은 갈수록 침체되어 가기만 했다. 아쉬웠지만 시대의 변화는 어쩔 수 없었다.


그러한 와중에서도 2000년대 초반, 원도심 활력 제고를 위한 노력으로 추억의 충장축제가 시작되어 벌써 올해로 23번째 행사를 맞이하게 되었다. 필자는 그동안 늘 충장축제에 관심을 가지고 가급적 광주에 올 때도 일부러 충장축제 기간에 맞추어서 방문일정을 잡곤 했고 광주에 연고가 전혀 없던 서울지역의 여러 지인들을 초청하여 축제현장을 같이 찾기도 하였는데 참으로 애정이 가는 행사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개선할 점도 많이 있는 것 같다.


< 충장축제기간 대규모 장구 공연 >


# 1

정확히 어느 해인지는 기억할 수 없으나 아마도 7~8년 전으로 추측된다. 축제의 중심무대인 구 전남도청앞 518광장에 바로 붙어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충장축제가 열리고 있는 기간임에도 휴관(정기주간 휴관일이 매주 월요일이다)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실망하고 분노한 적이 있다. 


축제장을 찾는 이들에게 축제와 연계하여 ACC도 들러볼 수 있게 장을 제공해주고 프로그램을 같이 개최하는 것도 성공적인 축제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고 다 같이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일인텐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기관 간에도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인식과 상황이 많이 나아져 상호 협업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기도 하여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나 여전히 부족한 감을 떨칠 수가 없다.


# 2

서울에서 필자의 지인들에게 광주 충장축제에 대하여 아느냐고 물어보면 아직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화천 산천어 축제나 보령 머드축제는 알아도 충장축제는 잘 모른다. 심지어는 충장축제를 ‘춘장축제’로 잘못 들어 무슨 고추장, 된장 등 장류축제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광주와 전남에서는 유명축제로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지만, 국가적 대표 축제로서 전 국민들에게 정작 인지도는 낮았다.


코로나 직전 살펴본 충장축제 방문객 빅데이터 분석은 충장축제 방문객들의 대부분이 광주시민이나 전남도민 중심이었고 그나마 1~2% 방문객은 호남선라인(전북, 충남, 경기, 서울)이었다. 강원도는 멀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대구,경북이나 부울경 지역으로부터 온 방문객들은 거의 전무하였던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경향성은 최근까지도 비슷하리라 추측된다)


<충장축제기간  대학연합 박람회장 공연>


국내 최고의 노래도시였던 광주

광주는 포크송의 도시이다. 앞서 충장로, 금남로의 다방, 음악감상실, 클럽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연주되었던 광주의 대중가요 등 광주의 노래 역사를 정리해온 주광DJ가 앞서 이곳 플레이광주 웹진 기고문에서 낱낱이 밝힌 바와 같이 광주는 국내 최고의 노래도시로서 손색이 없었다.


70년대 ‘통블생’(통기타, 블루진, 생맥주)으로 대표되는 청년문화가 광주에서는 충장로에서 통기타 가수들과 DJ들의 활약으로 꽃을 피웠고 지역 라디오 방송국의 음악프로그램들은 밤을 잊은 청년들과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대학생들은 전국 규모의 MBC 대학가요제나 강변가요제 등에 나가 거의 매년 수상하다시피 하였고 사직공원 통기타의 거리에서는 막걸리 한잔, 생맥주 한잔에 기타와 노랫소리가 매일 밤 울려 퍼졌다. 80년대 들어서는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광주에서 만들어진 노래들이 민중가요로 전국에 퍼졌다. 임을 위한 행진곡, 바윗돌, 바위섬, 오월의 노래 등 온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노래들이 다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불려졌던 것이다.


정말로 아쉬운 점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이러한 전통과 역사가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광주 원도심에 광주의 노래를 상징하는 포크송 음악박물관(공연장을 곁들인 복합문화공간)이라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대구의 김광석거리와는 달리, 광주 사직공원 입구에 있는 통기타거리는 기대와는 달리 요즘은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는데(주변과 동떨어진 입지, 원도심 문화중심지와의 연계성 부족, 상권의 변화 등 여러 요인들을 들 수가 있겠지만) 이제라도 충장로 4-5가 레트로타운 등 원도심 지역의 좋은 장소를 찾아 통기타거리(광주 포크의 거리)가 부활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충장축제 대학생 공연 >


2026년 추억의 노래로

마침내 올해 충장축제의 주제는 ‘추억의 노래’이다. 다양한 장르, 세대별 프로그램들을 마련할 수 있겠으나 중요한 점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축제이후에도 지속성 있는 프로그램들을 고민했으면 한다. 지자체 입장에선 전년도보다 줄어든 축제 예산이 걸림돌이 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중지를 모아서 예산제약의 한계를 넘는 방안들을 다양하게 모색하면 좋을 것 같다.


ACC, 주요 대학, 주요 기관들과 공동기획을 통한 축제 협업 프로그램, 기업참여 프로그램 등 다양한 모색이 예산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며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축제 프로그램에 추억의 노래를 주제로 무엇(축제프로그램)을 담을지에 대해 지난호에서 개괄적으로 제시하기도 하였지만 일부 보완하여 다시 한번 정리해본다.


< 예시 : 충장축제 ‘추억의 노래’ 세부 프로그램 방안 >


맺는말

추억의 노래에 관하여 많은 축제 프로그램 아이디어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는 스토리들이 동요에서부터 대중가요, 클래식, 국악까지 다양한 음악과 노래로 입혀지되, 지자체나 전문가들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축제가 아니고, 유명 연예인들 중심의 화려한 공연보다는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내고 참여하는 시민주도형 축제로서, 추억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미래를 바라보는 행사로 치루어지길 바란다.



4 댓글
주광 02.20 21:32  
충장축제 추억의 노래. 좋은 기획으로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조대영 02.20 21:36  
22년 동안 치러진 충장축제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은 1회성 행사로 그친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추억의 세트들이 지어지고 부서지는 22년 동안의 반복이 충장축제였다고 하면 박한 표현일까요?
충장축제가 100년을 내다보는 행사가 되고자 한다면, 이제부터라도 충장축제를 상징하는 영구적인 공간을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 싶습니다.
교수님이 쓰신대로 '통키타 거리'(광주 포크의 거리)를 조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입니다.
그외에도 아이디어는 많이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축제 때 반짝하고 부서지는 것을 탈피해,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는 추억의 상징공간을
상상할 필요가 있겠다 싶습니다.
박규형 02.20 23:10  
광주에서 나고 자라며 충장축제 청년 기획단으로 활동했던 한 청년으로서, 우리 지역의 역사와 추억이 담긴 충장축제의 미래를 위해 제언하고자 합니다.

 현재 충장축제는 주민과 상인들로부터 외면받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축제의 당위성에 대한 의문, 교통 혼잡과 소음 피해는 지역민의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청년 참여 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젊은 층이 유입되었고, 이는 문화예술 기획 인재를 양성하는 소중한 장이 되었습니다.
충장축제가 진정한 지역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변화가 절실합니다.

1. 청년 기획자에게 공간을, 골목에는 활력을:
감각 있는 청년 기획자들이 골목의 특색을 살린 다채로운 콘텐츠를 직접 설계하게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축제의 외연을 확장하고 골목 경제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2. 주민 친화적 운영 모델 도입:
소음 문제와 교통 통제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여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상인들이 실질적인 수익과 자부심을 얻을 수 있는 상생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3. 철저한 아카이빙을 통한 정체성 확립:
'추억'이라는 컨셉을 유지하려면 역대 축제의 기록을 체계적으로 데이터화해야 합니다. 기록 없는 축제는 역사 없는 도시와 같습니다.

 축제는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문화예술인의 삶의 터전이자 지역 경제의 동력이어야 합니다. 소모적인 행정 편의주의와 폐쇄적인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광주를 진정한 관광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정한나 02.21 05:50  
어린 사람들은 70년대 추억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 추억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부스(시대상, 멜로디, 유행 등등)가 더 있었으면 합니다. 노래사 전시에서는 관객들의 집중을 높일 수 있도록 도장 같은 과제를 주어 도장을 전부 찍으면 굿즈를 줘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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