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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음악감상실의 역사

주광| |댓글 2 | 조회수 126


이 글은 저와 광주의 통기타 1세대 가수 국소남 선배님이 자료 조사를 하고 소수옥, 정무일, 이상옥 등 광주 DJ 선배들의 기록과 옛 기억을 종합해서 작성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광주의 음악감상실과 DJ의 역사를 정리해서 신문에 연재도 하고, 책으로 내서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1960년대에 광주의 젊은이들 중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때 막 생기기 시작한 음악감상실, 뮤직홀 등의 업소를 찾아야 했다. 초창기 음악감상실에는 멘트는 하지 않고 신청곡을 틀어주는 플레이어가 있었다.


광주에서는 1960년에 현 충장로 1가 조선대학교 동창회관 5층에 '카네기' 음악감상실이 문을 열었다. 광주 음악감상실의 시작이었다. '카네기'에는 플레이어 역할을 하는 양회권이 있었다.  그리고 제일극장 부근에 음악감상실 ‘르네상스’도 있었다. '르네상스'에는 권혁상과 이상옥이 DJ로 일했는데 두 사람은 광주고등학교 시절 방송반 친구였다. 고교시절 방송반 아나운서였던 권혁상이 대학 진학 후 르네상스에서 DJ로 일하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친구 만나러 갔던 이상옥이 지배인의 권유로 대타로 진행하다 DJ가 되었다.


1968년 충장로 4가에 광주 최초의 음악다방 '화신다방'이 오픈하고 소수옥, 정무일, 이용완 등이 DJ로 활약했다. 소수옥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 DJ를 시작하고 종로, 충무로 등에서 활동하다 졸업 후 고향인 광주에 내려왔다. 화신다방 DJ로 일하다 1969년에 본인이 충장로 3가에 심지다방을 차려서 운영하기도 했는데 이때 광주 CBS DJ로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다 심지다방 옆 프린스 제과점에 스카웃 되고, 그 건물 3층에 광주 MBC가 개국되면서 자리를 옮겨 광주 MBC의 명 DJ가 된 것이다.


방송 PD가 꿈이었던 이상옥은 1969년 말 CBS의 소수옥이 MBC로 옮겨가자 광주 CBS의 음악 PD 모집에 응시해서 합격했다. 그리고 1971년 4월 24일 VOC 전일방송이 개국하자 자리를 옮겼다.


이 때 정무일이 CBS에 둥지를 틀면서 광주에는 방송 DJ 트로이카 시대를 맞이하는데, MBC '별이 빛나는 밤에' 소수옥, CBS '꿈과 음악사이' 정무일, VOC '밤을 잊은 그대에게' 이상옥. 이 3명의 방송 DJ들이 70년대 광주의 라디오 스타였다.


1970년대 초반 방송 DJ들이 진행하는 심야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자 충장로를 중심으로 음악 감상실과 음악다방이 많이 생겼다. 


소수옥은 '관광호텔 클럽', '엠파이어', '영웅 음악감상실'에 출연하면서 광주 MBC '별이 빛나는 밤에'를 진행했는데, 1972년 연말 특집프로그램으로 광주 통기타의 효시인 이장순과 국소남이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포크 동아리 '별밤'이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DJ 이종환의 '쉘브르' 음악감상실 가수들을 '이종환 사단'이라 했던 것처럼, 광주에도 '소수옥 사단'이 만들어지고 광주 포크음악의 역사가 시작된다.


소수옥의 광주일고 동창인 정무일은 CBS에 출연하면서 국제빌딩 지하에서 개업한 ‘PJ’ 음악감상실을 운영했고. 권혁상은 ‘푸른숲’ 음악 감상실을 거쳐서 서울 KBS의 PD로 입사한다.


이렇게 70년대 중반은 충장로를 중심으로 DJ가 있는 음악 전문 업소가 많이 들어섰는데, 당시 광주 최고의 클럽이었던 '광주관광호텔 나이트클럽'도 주간에는 DJ와 통기타 영업을 하고 밤에는 클럽 영업을 했을 정도였다. 


주간에 음악다방, 야간에 싸롱 영업을 하는 ‘주다야싸’ 형식의 대형 극장식 업소인 '투모로우', '엠파이어', '유토피아'가 속속 문을 열고 호황을 누리게 된다. 그리고 수많은 음악다방과 음악 감상실이 생기게 되는데, 이 당시에 생겼던 음악 전문 업소로는 충장로에 '꽃다방', '주마등', '참다방', '조약돌', '늘봄', '영웅', '명성제과', '프린스제과', '판문점', '또또와', '그릴쎄느', '마로니에', ‘그랑나랑’ 등이 있다.


이렇게 음악 감상실이 많이 생겨나면서 인기 DJ들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는데, 당시에 잘 나가던 DJ로는 '또또와', '활주로', '그랑나랑'을 거쳐서 '고장난 우주선'을 운영하기도 했던 가수 겸 DJ 이장순, '꽃다방'을 운영하면서 팝 싱어로도 활동하던 박건수, '명성제과'의 이세용, '화신다방', '판문점'에서 일하던 이용완 등이 있었다. 그 외에도 신이진, 장찬정, 김형주, 정영남, 김민수, 김창현, 허인회, 서두성, 신철주, 김영희, 정일현, 정욱, 김근태, 김용준, 오동근, 서정희, 박주은, 국영애, 나경일, 김석, 백상옥, 김형동, 고형숙, 김진원 등이 있다. 그리고 방송가에는 광주 트로이카 DJ 외에 전일방송의 지병오, 윤정화가 인기있는 DJ였다.


70년대 중반 이후에는 충장로 이외에 서방이나 대학가, 변두리 지역에도 음악다방이 문을 열게 되는데, 70년대 후반과 80년대에 광주의 각 지역에 있었던 대표적인 음악 전문 업소는 다음과 같다.


< 2010 첨단 뮤직토크 >


충장로 음악 감상실 - PJ, 아바, 명동, 타박네, 미토파, 카니발, 빙빙빙, 충장그릴, 대호, 남일, 산수그릴, 영하그릴, 늘봄, 사계절, 조이, 내가본, 타임, 프리타임, 마로니에, 플로렌스, 버지니아, 환상, 영스타, 코펜하겐, 화사랑


음악다방 - 오산다방, 동강다방, 매일다방, 양영학원 앞 꽃다방


영상 음악실 - 아방가르, 라이브, 가제보, SM, 보그, 재즈, 한미레이저, 레이저143


스낵코너 - 무등산


서방 지역 - 서방다방, 인성다방, 가람다방, 정다방, 쎄느다방, 빌보드, 프로포즈, 크놀프


전남대 정,후문 - 대학다방, 꿈길, 코아, 노란네모, 아진다방, 에이플러스, 녹원다방, 미리내, 사랑마을, 소금창고, 에프학점


조선대 후문 - 학사다방, 미운오리새끼, 캠퍼스


교대앞 - 모닥불


산장입구 - 산장다방


법원앞 - 자민다방


80년대 DJ로는 주광, 박규상, 구시영, 김성민, 최상국, 이철, 제창주, 이상영, 이상민, 김기남, 박용수, 백민, 송민근, 김후종, 오진수, 김정아, 임채남, 김현근, 전창균 등이 있다.


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광주에서 활동하던 DJ 중에 유명인도 몇 명 있었는데 여수 출신 탤런트 백일섭씨도 70년대에 정무일이 운영하던 PJ 음악감상실에서 1년 정도 DJ로 일했고 개그맨 임하룡씨도 70년대 말 그랑나랑 음악감상실의 DJ로 일했다.


1989년에 광주DJ협회에서 조사한 광주 음악전문업소 DJ 회원 명단에 영화감독 봉만대라는 이름이 있는 것도 참 흥미롭다.


80년대까지 수많았던 음악 전문 업소는 90년대 이후로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경제사정이 좋아지면서 집안에 오디오를 들이고,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으로 팝송에 대한 인기가 수그러들면서 음악 감상실은 하나둘 문을 닫았다.


그런 가운데 1994년 전남도청 옆 광산빌딩 2층에 자리 잡은 영상음악실 ‘치코’가 문을 열었고, 90년대 말에도 전대후문에 영상 음악실 ‘주크박스’, ‘클라투’ 등이 DJ들에 의해서 운영되었다. 


2005년에는 충장로 4가에 '목마와 숙녀'가 문을 열고 2013년까지 운영되다 문을 닫았고, 2008년 북구 각화동에서 시작한 LP 음악감상실 '뮤직토크'는 2010년에 첨단지구로 옮겨서 2014년까지 운영하다 지금은 전일빌딩 뒤로 이전해서 운영 중이다.


< 충장 뮤직 비디오쇼 포스터 >


충장로에 그 많았던 음악감상실의 추억을 되살려서 필자는 매달 첫 번째, 세 번째 목요일 오후 6시에 충장로 5가 지하공간에서 뮤직비디오 쇼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진행하고 있다.


광주노래와 그 시절에 들었던 음악을 신청받아서 영상음악으로 들려주고 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 충장로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서 충장로 상권회복에 불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매월 1주, 3주 목요일 충장로에서 함께 즐기는 뮤직 비디오쇼 바로가기 



2 댓글
박지현 02.19 12:06  
앗 지병오 윤정화 선배님과 함께 일한. . .옛 추억이 새록새록입니다. 전 전일방송 통합되고 kbs 시절에요.
이레드 02.19 20:49  
전대 앞 대학다방과 시내 산수그릴은 알겠네요.  옛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그립고 정계운 것이지요.  옛것도 새것도 다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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