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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따기칼럼] “호남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나윤상| |댓글 0 | 조회수 85

 




삐따기 칼럼이란?

모두가 YES 라고 말할 때 NO 라고 말하는 ‘삐딱한 기자들의 시선’을 담은 칼럼입니다. 

기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글은 팩트에 근거하여야 하고 과도한 정치적 편향은 자제합니다. 



“호남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 


1971년 제7대 대통령선거는 후보자의 지역정서가 득표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제7대 대통령선거는 1961년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박정희가 63년부터 71년까지 5, 6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역임한 후 펼쳐진 선거였다.


당시 국민들은 2번의 군부세력의 집권에 실망해 있었던 탓에 어느 때보다 민주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특히 40대 기수론을 내세운 신민당의 김대중 후보는 젊고 참신한 정치인의 표본인 미국 35대 대통령 존.F.케네디를 연상시키며 박정희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치러진 제7대 대통령선거는 박정희가 김대중 후보를 90만 표 차이로 이기며 대통령이 됐다. 이후 밝혀진 증언 등에 따르면 중앙정보부를 동원해 선거자금으로 뿌린 금액이 700여억 원이나 썼던 불법선거로 드러났다. 당시 국가 한 해 예산이 5,242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금액이 불법으로 동원된 셈이다. 후에 김대중 후보는 “나는 박정희 때문에 진 것이 아니라 이후락 때문에 진 것이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7대 대선이 이 정도 사건으로 평가받기에는 너무 평범해 보인다. 바로 현재까지 대한민국 동서를 양분한 지역감정의 단초를 이때부터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박정희는 정부의 적극적인 선거개입, 어마어마한 불법 선거비 동원도 김대중 후보의 인기를 차단시키지 못하자 바로 지역주의라는 극단적 처방을 내놓았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는 이미지가 바로 “김대중은 빨갱이”, “호남은 불순세력” 등이 있었고 호남 전체를 비하하는 “호남은 불평하기 좋아하고 게으르다”는 사회적 낙인까지 찍었다.


곁가지이긴 하지만, 이런 호남 비하는 지역 이주민 증가에 따른 부분도 한몫했는데 박정희가 집권 후 대구를 중심으로 경상도에 공장지대를 집중 건설한 것에 비해 곡창지대였던 호남에는 반대로 쌀가격 하락을 이용해 농촌인의 도시 노동자로 유인한 정책이 유효했던 점도 호남 사람들에 비하로 이어진 원인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호남에서는 불 안나나”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영남 지역 산불 피해 지원 특별법 통과 과정에서 경북 포항 출신 3선 국회의원인 김정재씨가 지역주의를 꺼내 들었다. 김 씨는 논란이 되자 “사투리” 운운하며 또다시 호남인들에게 2차 가해를 하며 자신이 어떤 의미를 내놨는지 이해를 못하는 분위기다.


전형적인 갈라치기이자, 부산 초원복집에서 “우리가 남이가”를 외친 김기춘이와 스크랩되는 장면이다. 김씨의 발언이 정말 사투리 때문에 그렇게 들렸는지 아니면 내란사태 한가운데 있는 국민의힘이 또다시 지역주의를 이용해 집토끼 몰이에 나섰는지 그 의도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동서양분의 정치지형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모두 극복해야 할 과제이지 더 이상 활용해야 하는 전가의 보도는 아니다. 


오히려 국민들은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한 여러 만남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3월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이후 전남 영암군을 비롯한 여러 자치단체 자원봉사자들은 경북을 찾아 도움의 손길을 주기도 했다.


“국가는 선진국인데 정치는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자조적인 정치인들의 발언은 이제 발언으로 끝나야 할 때가 아닌 진정한 국민통합의 실천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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