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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진의 로컬&지역발전 이야기] 충장로 도깨비장터 이야기

이여진| |댓글 1 | 조회수 370

들어가는 말 


앞으로 3년 뒤면 들어오게 될 복합쇼핑몰은 원도심 상권 입장에서 보면 거의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현재도 충장로 상권은 거의 30% 가까운 공실률을 보이고 있는데 복합쇼핑몰이 등장하여 고객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기 시작하는 순간 50% 가까운 공실률까지도 되지 않을까 예측된다.(필자의 기우이길 바라지만)

 

물론 복합쇼핑몰로 인해서 한층 더 재미있고 업그레이드된 도시가 되고 광주를 찾는 이들이 많아져 주변 상권에도 긍정적 효과를 끼칠 것이라는 희망 어린 전망도 있긴 하지만, 복합쇼핑몰에서 최첨단의 기술, 문화, 엔터테인먼트가 트렌디한 상품들과 결합하여 한 곳에서 쇼핑, 놀이, 여가, 숙박 등 모든 것이 가능한 완결성과 낙후된 지역 내 상권 대비 우월적 차별성을 갖게 되는 순간 인접 상권에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보다는 블랙홀(black hole)같이 빨대효과가 더 강할 것이라는 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제 원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하여 모두가 중지를 모아 복합쇼핑몰로 인한 부정적 효과는 최소화하고 서로 상생할 발전할 수 있는 방안과 더불어 기존 원도심 상권이 지닌 문제점을 개선하고 강점은 살리는, 그래서 사람들이 꾸준히 찾을 수 있는 특화된 상권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광주광역시나 동구, 남구 등 원도심을 관할하는 기초지자체에서도 시한폭탄과도 같이 다가오는 원도심 상권(전통시장 포함)의 쇠락과 붕괴의 심각성을 시급히 인식하고 지자체, 상인회, 주민, 전문가 등이 모여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잠정)원도심 상권 위기 대응팀’을 가동했으면 한다. 도시 내 균형이 있는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첫발을 내딛은 충장로 도깨비장터  


지난 9월 6일 첫 개최된 충장로 도깨비장터는 복합쇼핑몰에 대응하여 원도심 충장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충장로 상인회가 지자체 지원 없이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한 행사였다.

 

평일이나 주말 가리지 않고 늘 한산하던 충장로 4~5가 일대에 많은 시민이 몰려 들었고 충장로는 모처럼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전반적으로 행사는 대과 없이 무난하게 진행되었고 첫술에 크게 배부를 수는 없었겠지만 상인회의 적극적인 활동과 더불어 나이 든 사람들이 주로 오가는 거리로 인식되던 거리에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대학생 등 청년들이 셀러, 고객들로 다수 참여하여 청년들로 북적이는 충장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행사에서는 전남대, 조선대, 광주대 등 지역 대학교 디자인학과, 공예학과, 패션쥬얼리학과 등 대학생 청년 예비작가들이 적극 참여한 점은 높게 살만하다. 게다가 공예, 악세사리, 생활용품, 디저트 등 다양한 품목의 외부 셀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들을 통한 외부 홍보 네트워크 확장 등 SNS를 통해 행사내용이 지역사회에 널리 전파가 이루어진 점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충장로 오래된 가게인 노틀담(수제화), 뭉크(여성복), 신락원(짜장면), 청하식당(굴비정식), 거북이안경(선글라스), 그린아트(가죽벨트), 장충고기국수(비빔국수), AA&T(화장품), 우진혼수(카페트,이불등), 다미가(커피) 등 일부이긴 하지만 충장로 점포의 대대적인 할인행사와 온누리상품권 증정 행사 등이 결합되어 시민들에게 행사장 방문 의욕을 높였으며, 젊은 감각의 네이밍 (Re;Verse 충장로 도깨비장터)을 바탕으로 시민 버스킹, 퀴즈, 추억의 딱지치기, 보물찿기, 그 시절 복장단속, 추억의 커피 등 방문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도 좋았다. 또한 아트패스, 고향사랑기부제, 동구랑페이, 광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 지자체, 공공기관, 단체가 홍보이벤트로 적극 참여하여 지원한 점도 긍정적이었다.           


도깨비장터가 나아갈 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들도 많이 보이는데, 향후 시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사랑받는 행사로서 충장로 상권 활성화의 기폭제이자 지속 가능한 촉진제 역할을 해나가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 몇 가지를 들어보기로 한다.


ㅇ 충장로 4,5가의 역사, 문화, 상권 특성을 살리고 Retro-Newtro 기반 아이디어와 차별성(충장로만이 가진)이 있는 콘텐츠(판매상품, 체험프로그램, 먹거리 등)를 보다 확대


- 행사컨셉에 부합하는 셀러 기획 구성, 기획 프로그램(공연,이벤트), 충장로 공방 등이 참여하여 진행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개발 

  (예시 : 광주극장, 독립서점, 공예공방, 전통주 체험장 등과 연계한 고객 체험 프로그램 등 개발)



ㅇ 충장로 가게, 점포의 참여율 제고 및 상품이나 콘텐츠 현대화  


- 타월, 기념품, 시계, 공방, 미용재료, 독립서점, 극장, 전통주 체험장, 양복, 한복, 주얼리 등 충장로 4,5가의 가게나 점포의 참여율을 보다 높여 나가고 젊은 세대들의 감각에 맞고 트렌드에 부합한 상품이나 콘텐츠 개발


ㅇ 대학생 등 청년들의 지속적 참여 구조 마련


- 충장로 공실 건물들을 활용한 지역 대학생들의 창업공간 마련, 명인명장-청년 연계 프로그램 개발 및 상인회 등에 청년참여 파트를 강화하고 도깨비장터를 청년들이 리드해갈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조성  


ㅇ 행사의 지속성과 고유 브랜딩 강화노력 


- 매월 정기적으로 열리는 충장로(4~5가)만의 특색있는 행사로 시민들에게 인식될 수 있도록 정기적, 지속적 개최가 반드시 필요하며 스토리가 있고 문화예술관광과 연결된 도깨비장터만의 정체성 정립 


ㅇ 행사 추진-운영체계 체계화  


- 상인회, 상가번영회, 주민자치회 등이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되 권역 내 청년기업 등 참여 제도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복합쇼핑몰이 들어온다고 해도 충장로가 지닌 특장점은 그동안의 기나긴 역사가 말해주듯 한 두 가지가 아니며 앞으로 문화, 예술, 관광과 잘만 접목한다면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물론 레트로와 뉴트로의 적절한 융합과 배치가 필요하다). 

 

제아무리 크나큰 대기업이 들어온다고 해서 복합쇼핑몰이 만능이 될 수는 없다. 젊은 세대들이 복합쇼핑몰에서 누릴 수 없는 것들 예컨대, 복합쇼핑몰에 가서는 살 수 없는 것들, 즐길 수 없는 것들, 먹을 수 없는 것들, 체험할 수 없는 것들을 충장로에서 감성과 취향의 상품으로 만들어 제공해주면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잘 엮어져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도깨비장터가 되기도 하고 지속적으로 입소문을 타고 많은 이들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되게 해야 한다. 전주에 가면 한옥마을이 있듯이 광주 충장로(4~5가)에 가면 ㅇㅇ가 있다는 말이 유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지역주민(상인)들이 한데 뭉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행사기획 단계부터 진행 및 마무리까지 전 과정에서 주민(상인) 주도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전국의 수많은 관제 행사가 예산이 끊기면 바로 시들시들해지는 모습을 많이도 봐왔지 않은가?


제2회 충장로 도깨비장터 (10월18일)


다음번 두 번째 충장로 도깨비장터는 ‘2025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열리는 기간중 충장축제와 연계하여 가장 피크날인 토요일(10월18일)에 열린다고 한다. 


다 알다시피 충장축제는 수십만 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도시축제이다. 축제 행사장이 금남로 1,2,3가는 물론 신서석로, 예술의거리, 우체국앞, 충장로 4,5가 등 매우 넓은 편인데, 충장로 4,5가 일원에서 개최하는 충장로 도깨비장터는 충장축제의 수많은 부대행사, 연계 행사 중에서도 오래된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를 담을 수 있는 장터(플리마켓)가 되어야 한다. 


충장로만의 Retro-Newtro 감성이 넘치는 행사 콘텐츠로 잘 기획하여 시민들, 관광객들이 앞다퉈 찾는 행사가 되길 바라며 이를 통해 한층 더 정체성을 확립하여 가장 경쟁력 있는 지역특화 이벤트로 발전해나갔으면 한다.




1 댓글
DJ주광 09.30 04:23  
좋은 행사 기획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1968년 광주최초의 음악다방으로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충장로 4가 화신다방을 음악다방으로 부활시키고 그 일대를 음악감상실 디스코데크 레코드가게 만화가게 오락실 로라장 스낵코너 정종센터 등이 입점하는 뉴트로 거리를 만들고 교복 교련복 대여해서 누비는 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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