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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의 커피에서 시작되는 기적, 로컬의 힘

하상용| |댓글 0 | 조회수 95

 

아침마다 같은 자리에 서서 우리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슈퍼 앞에서 웃으며 인사하는 사장님, 새벽부터 떡을 빚는 이웃, 오래된 책방을 지키는 주인장, 그리고 그 곁을 뛰어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이 소소한 풍경들이 모여 우리의 하루를 따뜻하게 지탱합니다. 저는 그것을 ‘로컬의 힘’이라 부릅니다.


“함께 산다는 건 서로의 빛이 되는 일

하지만 지역은 오랫동안 외면받아 왔습니다.

돈을 벌어도 지역 안에서 돌지 못했고, 젊은이들은 더 큰 도시를 향해 떠나야 했습니다.남겨진 건 텅 빈 상가, 사라진 전통시장, 그리고 홀로 가게 문을 열던 어르신들의 쓸쓸한 뒷모습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 마음속에 울리던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이곳에서 살아도 괜찮을까?”


“사람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일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생텍쥐페리의 말입니다. 이 말처럼, 지역도 혼자가 되어서는 살아갈 수 없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로컬의 힘, 지역경제를 바꾸다』라는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작은 실험에서 움튼 희망

한 번은 지역 소상공인들과 함께 ‘재능기부 쿠폰’을 만들어 보았습니다.돈 대신 서로의 재능을 나누는 작은 시도였지요. 미용실 사장님은 커트를, 떡집은 따끈한 떡을, 청년 디자이너는 포스터를 내놓았습니다. 서로 웃으며 주고받는 그 순간, 동네가 우리를 살리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광주에서는 지역 유지들과 함께 자금을 모아 창업 생태계를 일구었습니다. 한때는 불모지 같던 곳이었지만, 새로운 가게와 일자리가 하나둘 생겨나며 도시는 조금씩 숨을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깨달았습니다. 로컬의 힘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다는 것을.

그것은 작은 나눔과 연결,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속에서 자라난다는 사실을요.


순환이 만들어내는 기적

한잔의 커피가 단순한 소비로 끝나지 않고, 이웃의 일자리가 되어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것.그 일자리가 또 다른 가정을 지켜내고, 그 가정이 다시 마을을 밝히는 것.이 순환이야말로 지역이 가진 가장 큰 기적 아닐까요?

 

“작은 행동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말처럼 로컬의 힘도 다르지 않습니다. 커다란 정책이 아니라, 오늘 내가 내린 작은 선택에서 시작되는 변화입니다.


이미 우리 안에 있는 힘

변방이 아닌 중심으로, 소비의 끝이 아닌 순환의 시작으로, 지역을 다시 세우는 일. 그것은 멀리 있는 거대 정책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만들어갈 수 있는 변화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믿고 지켜낼 때, 비로소 지역도, 그리고 우리의 삶도 다시 꽃피울 것입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길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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