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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과 한국 민주주의 회복탄력성(resilience)

김명진| |댓글 0 | 조회수 433


계엄과 한국 민주주의 회복탄력성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시도는 한국 민주주의의 근본을 흔들 수 있는 위기였다. 그러나 국회는 신속하게 계엄을 해제하고 탄핵안을 가결했다. 시민들은 응원봉을 흔들고 평화롭고 축제와 같은 시위로 저항했다. 터무니없는 법리 주장에도 사법부는 법치주의에 입각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일련의 과정은 한국 민주주의가 강한 회복탄력성을 가졌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한국 민주주의 회복력을 높이 평가하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사례 중 하나로 언급했다.




 
 

회복탄력성,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힘

시련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개인의 삶에서 직면하는 위기와 역경, 그리고 국가나 사회가 마주하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위기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느냐에 개인과 사회의 미래는 크게 달라진다.

시련을 극복하고 더욱 단단해지는 모습으로 다시 일어서는 힘이 회복탄력성이다. 자신이 부딪히는 온갖 고난과 역경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힘이다.

흥미롭게도 회복탄력성은 개인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회복탄력성 : 개인에서 사회로

개인의 회복탄력성은 마음 근력에서 출발한다. 역경 속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삼으며, 자신과 타인을 신뢰하는 마음이 그 바탕이다. 단순히 인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전을 통해 가능성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재정의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역시 회복탄력성을 필요로 한다. 민주주의는 이상적인 형태의 정치체제처럼 보이지만 역사적으로 수많은 위기를 겪어 왔다. 경제적 불평등, 외부의 위협, 그리고 내부의 폭력 등은 민주주의의 존립을 위협한다. 그럼에도 민주주의는 그 자체의 회복탄력성을 통해 다시 회복하고 한층 더 강건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민주주의 회복탄력성

민주주의 적은 폭력이다. ‘폭력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가 그 사회의 민주주의 척도다. 공정과 정의도 폭력을 기반으로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정치과정에서 모든 폭력을 몰아내는 것이 민주주의다. 인간의 폭력은 두려움과 분노 등 부정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다. 회복탄력성이 약한 사람은 두려움과 분노를 기반으로 하여 폭력을 행사하게 마련이다.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 가려면 감정조절력과 건강한 마음 근력을 지닌 구성원들이 필요하다.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것은 더 밝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조건이다. 교육훈련을 통해 사회구성원들의 마음 근력을 강화하고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일은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정치적이고 공동체적인 문제이다.

 

사회도 회복탄력성을 유지해야 한다. 사회적 회복탄력성은 공동체가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고 안정과 발전을 추구하는 능력이다. 이는 한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

개인의 회복탄력성과 사회의 회복탄력성은 서로를 강화하며 한쪽이 약해질 경우 다른 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회복탄력성은 개인과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핵심 요소이다. 개인이 자신의 내면을 단단히 다지면 사회는 더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반대로 사회가 구성원을 포용하고 지원할 때 개인을 더욱 강인한 마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시련은 우리를 무너뜨릴 수도 있지만 다시 일어설 힘을 준다는 점에서 축복이다. 개인이 회복탄력성을 통해 삶의 전환점을 만들 듯 민주주의도 위기 속에서도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중요한 건 시련과 도전을 대하는 태도이다. 개인과 민주주의 모두에게 회복탄력성은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열쇠이다.



세상을 바꾸는 힘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의 회복탄력성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모든 갈등을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돌려서는 안 된다. 구조적인 문제를 바꾸려면 반드시 개개인의 회복탄력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회복탄력성이 약하면 시도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나를 바꾼다는 것은 곧 세상을 바꾼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회복탄력성이 약한 사람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결코 원하는 방향으로 바꿔나갈 수 없다.

인간이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려 할 때 꼭 필요한 것이 회복탄력성이다.

몸과 마음의 회복탄력성을 유지해야 우리 사회의 변화와 진보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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