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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따기 칼럼] 프레임이 아닌 팩트로 평가하자

이종행| |댓글 0 | 조회수 117

 




삐따기 칼럼이란?

모두가 YES 라고 말할 때 NO 라고 말하는 ‘삐딱한 기자들의 시선’을 담은 칼럼입니다. 

기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글은 팩트에 근거하여야 하고 과도한 정치적 편향은 자제합니다. 



정치권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레임덕’이다. 원래는 임기 후반 권력 약화를 지칭하는 중립적 개념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정적(政敵)과 언론이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기관장이나 정부의 성과를 평가하기 전에 ‘레임덕’이라는 표현을 먼저 던짐으로써 시민들에게 권력이 이미 무너지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언어의 사용은 단순한 설명을 넘어 정치적 프레임을 형성하고, 실제 상황과는 다른 이미지를 확산시킬 수 있다.


광주광역시의 최근 상황만 보아도 그렇다. 시정을 둘러싸고 다양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동시에 긍정적인 성과 지표도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서로 다른 정보를 균형 있게 살펴보는 일이다.


우선 재정 운영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광주의 올해 본 예산은 7조 6000억 원으로, 2018년(4조 5000억 원)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단순한 지출 확대가 아니라, 구조조정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절감한 재원을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분야에 재 투자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 통합으로 인건비·운영비 46.5억 절감, ▲재정전략회의를 통한 세출 구조조정(1조 1,404억 원 → 8,184억 원), ▲고금리 지방채 차환으로 연간 68억 원 이자 절감, ▲부서 운영 효율화로 16억 원 감축 등의 구체적 수치가 보고되었다.


절감된 예산은 복지, 소상공인 지원, 보육, 인재 양성 등 ‘생활 밀착형 투자’로 이어졌다. 방문 목욕, 식사지원, 방문 간호 등을 포함한 통합돌봄 체계 구축에 303억 원을 편성했고, 소상공인 지원 예산은 민선 7기 187억 원에서 민선 8기 629억 원으로 세 배 이상 확대되었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 개선 예산은 98억 원에서 3,891억 원으로 대폭 늘어났고, 보육경비 역시 308억 원에서 479억 원으로 증가했다. 또한 AI 산업·인재·인프라 생태계 구축 예산도 477억 원에서 1,061억 원으로 늘어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시민의 일상과 직결되는 부분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채무 상황 역시 맥락을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 광주시 채무 잔액은 2조 1,675억 원이다. 단순 비교만 놓고 보면 인구가 비슷한 대전시 (1조 3,996억 원)보다 많지만, 광주의 경우 장기 미집행공원 (3,432억 원), 도시철도건설 (2,988억 원) 등 필수 연속사업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제외하면 대전시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따라서 “광주의 빚이 과도하다”는 평가는 상황을 단순화한 주장일 수 있다.


인사 운영을 살펴보면 민선 7기와 8기 모두 취임 후 3년간 정기·수시 인사가 각각 9차례와 10차례 이뤄졌다. 이는 특정 시기에 인사가 과도하게 집중되거나 불안정하게 운영된 것이 아니라, 예년과 유사한 흐름 속에서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인사는 조직 안정성과 직결되는데, 이러한 수치만으로도 무리 없는 운영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광주의 시정 성과와 한계는 동시에 존재한다. 예컨대 군 공항 이전 문제나 일부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재정 확충과 시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예산 투입, 미래 성장 산업 투자 같은 성과도 분명히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특정 집단이나 언론이 일부 문제만을 과도하게 확대하거나, 반대로 성과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접근을 경계하는 것이다.


언어는 사고와 행동을 규정한다. ‘레임덕’과 같은 프레임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면, 시민들은 마치 모든 시정이 실패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데이터와 수치는 보다 복합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따라서 건강한 지역사회와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잘한 점은 인정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을 요구하는 균형 잡힌 평가가 필요하다.


광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정치적 프레임에 가려 성과가 왜곡되거나 과도한 불신이 조장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정책이 공정하게 평가되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 세력의 유불리에 따라 짜 맞춰진 언어가 아니라, 객관적 지표에 기반한 사실과 균형 있는 정보다.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라는 비전은 특정인의 것이 아니라 광주 공동체 전체의 과제다. 이를 위해 언론, 정치권, 시민단체 모두가 언어의 무게를 자각하고, 건전한 비판과 합리적인 평가를 통해 광주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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