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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에 갱년기는 처음이라] ep6. 갱년기도 인생버스가 필요하다고!

곽복임| |댓글 0 | 조회수 163

#1_뜨거운 여름날 더 뜨거운 청춘들과 여행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던 지난 7월 7일부터 11일까지 20대 청년들과 버스를 타고 국내 여행을 했다. 여행의 타이틀은 <세상을 바꾸는 청년괴짜 인생버스 시즌2>  작년 8월에 시즌1을 운행했고 이번이 두 번째다. 이 여행에는 서울·경기 지역 학생, 로컬크리에이터, 취·창업준비생, 예술가, 직장인 등 만 20대 중 선발된 30명의 청년과 운영진을 포함하여 40여 명이 탑승했다. 서울을 출발하여 → 충북 옥천 → 경남 진주 → 전남 광양 → 전남 곡성 → 4인 1조 구성 8팀이 구례, 남원, 여수, 순천, 전주. 곡성 중 선택하여 1일 여행 →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4박 5일 일정이다. 수도권에 모든 인프라가 있다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맹신하는 서울·경기 청년들에게 대한민국 곳곳에는 그 지역의 자원과 이야기를 가지고 다양한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많은 선배들이 있고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 가는지 소개하고 싶었다. 


서울창업허브에서 시작한 첫날, 대한민국 액셀러레이터 투자자들과 기업가, 작가, 정치 평론가를 모시고 인생의 많은 기로에서 조금 다른 선택을 하고, 어떻게 세상을 보고 살아가는지 강연을 통해 만났다. 서로를 알아가며 4박 5일 동안 스스로 어떤 실험을 해볼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충북 옥천의 사회적기업 ‘고래실’을 방문해 지역살이 이야기를 듣고 ‘기업가정신의 수도’ 진주에서 둘째 날을 보내면서 기업가정신의 뿌리를 찾고 각자의 소질과 진로에 관해 토론 했다. 


광양 포스코에서는 대기업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곡성의 팜앤디협동조합과 농업법인 미실란의 사례를 통해서는 지역 소멸 도시에서 어떻게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비즈니스모델로 성장시키는지 배웠다. 셋째 날의 깊은 밤은 내 인생의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을 나눴다. 넷째 날은 지역을 좀 더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입이 찢어질 듯 웃으며 게임을 통해 선택한 지역으로 찾아가 온종일 그 지역을 누려보는 것이었다. 1일 여행을 떠나 있는 동안 청년 참가자들을 위해 멋진 선물이 오고 있었다. 치유예술가 주홍 작가님이 청년들을 응원하는 초상화를 그려오셔서 괴짜로 살아도 좋은 삶을 들려주셨다. 곡성의 멋진 워크빌리지 러스틱타운에서 보낸 셋째 날과 넷째 날 밤도 그야말로 아름다운 밤이었다. 


해단식이 있는 마지막 날 이른 아침, 서둘러 서울로 향했다. 전 날 밤부터 헤어짐을 아쉬워하던 청년들이 잠을 잊고 밤새 이야기꽃을 피운 탓인지 서울행 버스에서는 다들 조용하다. 마지막 일정은 세상을 바꾸는 괴짜들을 응원하고 마음을 다지는 강연과 참가자의 공연, 5일간의 소감을 나누는 시간으로 채웠다. 시즌1과 마찬가지로 눈물의 해단식을 끝으로 4박 5일 전 일정을 무사히 맞췄다. 


#2_청년들이여~ 응원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정통으로 관통하면서 낯선 이들과 대면하는 기회를 박탈당하다시피 한 지금의 20대는 대부분의 사회생활을 온라인으로 해결해야 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일도 대부분이 자격증 취득이고, 그나마도 온라인으로 과정을 준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양질의 일자리는 갈수록 턱없이 부족하다 하고 청년실업률은 매번 기록을 갈아치운다. 얼마 전, 광주청년 일경험드림의 날 만난 청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열심히 공부해서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현장에서 써 볼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었다. 나름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실패의 경험이 누적될 때마다 문밖으로 나가는 수가 줄어든다. ‘혼자 집에 있는’ 청년들이 해마다 많아지고 있다. 곁에서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도 갇히고 무너지고 있다.


평론가 이동진은 “사람들의 창의성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우연한 만남’의 기회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했다. 창의력 때문만은 아니다. 


이 시대 청년들에게 수도권 과밀화 시대에 규격에 맞춰진 스펙을 향해 버티고 애쓰는 복잡한 곳을 떠나, 시원하고 크게 숨 쉬고, 지역에서 나는 제철 음식 먹으며, 낯선 이들과 여행하면서 보내는 시간 안에서 세상을 바꾸기 전에 나의 세상을 들여다보고 ‘괜찮다. 웃어도 된다. 다른 길을 걸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엄마의 마음으로 응원하고 싶었다. 청년괴짜 인생버스는 그런 마음으로 기획했고 시즌2는 그 마음 위로 서울경제진흥원과 우리은행이 함께 손 포개며 힘을 실어주었다. 


버스에 탑승한 청년들은 매일 밤 인생토론 시간에 그간 하지 못했던 고민도 털어내고 이렇게 웃어도 되나 싶을 만큼 얘기하고 웃었다고 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청년들의 뒷모습이 첫날과는 많이 다른 기운이라 흐뭇했다. 


#3_갱년기도 인생버스가 필요하다고!


그런데 이런 시간이 비단 청년들에게만 필요할까? 50대 갱년기를 지나고 있는 나도 100세 인생 앞날에 대해 아는 게 없고 진로를 고민한다. 키오스크, 비대면 위주의 생활방식 전환으로 점점 어디 나가기 두렵고 산업의 변화 속도에 멀미가 날 지경이다. 인간관계도 점점 소심해진다. 그러니까! 갱년기에도 인생버스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다음엔 청년 말고 갱년기 인생버스를 운행해 볼까? 



<청년괴짜 인생버스 시즌2> ⓒ조금다른길





<청년괴짜 인생버스 시즌2> ⓒ조금다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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