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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의 세상유감] 광주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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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잠 못 드는 나날이 시작되었다.

유튜브와 이런저런 SNS를 뒤지다 보니 생긴 일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이 분노와 짜증이 지배적이었다면, 이제는 그 안에 우리도 할 수 있겠다’, ‘달라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조심스레 깃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대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의 한 경제 전문가는 실제론 0.6%대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이 수치는 전쟁이 끝난 바로 다음 해의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그만큼 지금의 경제 상태는 바닥이라는 뜻이다.

이 지표대로라면, 올해 역시 우리의 어깨를 들썩일만한 신나는 경제 소식은 없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내 사업과 일상에 특별한 변화는 없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만나면 여전히 장사는 어렵고, 당장 새롭게 일어나는 일은 많지 않다. 하지만 놀랍게도, 만나본 이들 중 울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웃으며 함께 정치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을 상상하고 있었다.

 

희망은 결과가 아니라 기세일지도 모른다.

무언가 이루어진 다음이 아니라,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직이겠다는 결심, 버티겠다는 의지, 그것이 희망 아닐까?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일부 SNS에서는 전라도를 돈줄 내 주자는 포스팅이 돌았다.

광주 시민으로서 자랑스러운 대목이었다.

타 지역의 젊은 엄마가 아이들과 5·18 유적지를 찾아다닌 후기를 올렸고어느 게시물에선 광주에 가려고 하니, 갈 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는 글도 보았다.

그 글에서 느껴진 존중과 관심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비록 선거 지도에서 동서가 뚜렷한 색으로 갈라지는 모습은 안타까웠지만그 마음도 잠시, 다시금 차오른 감정은 바로 책임감이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준비되었는가?”

단순히 정권이 바뀌었다고 변화가 찾아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개혁은 기다림이 아니라 실천이다.

 

광주는 오랜 시간 '의미의 도시'였다.

민주주의의 상징, 저항의 심장, 기억과 기록의 땅.

하지만 이제는 그 의미 위에 '실행의 도시', '기획의 도시'라는 새 이름을 얹어야 한다.

문화, 예술, 민주주의의 도시로서 이제는 경제, 교육, 돌봄, 기술, 시민의 삶을 통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타지에서 사람들이 묻고 있다.

광주는 이제 무엇을 하려는가?”

이 질문에 광주 스스로 답해야 할 때가 왔다.

 

희망 역시 기세다.

그러나 그 기세가 꺼지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할 것이다.

지역 안의 자원을 재조명하고, 말보다는 실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

외부를 탓하기보단 내부의 역량을 키우고, 무엇보다 그 중심에 시민이 서야 한다.

선택은 끝났다.

광주는 다시 한번 중심에 설 준비를 하자.

더는 휘둘리지 않기 위해,

스스로 미래를 기획하는 도시가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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