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 시대, 소상공인을 위한 소통령을 기다리며 - 다음 대통령께 드리는 간곡한 고언
김현성|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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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으로 멈춰 선 대한민국은 123일 만에 ‘주문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준엄한 외침으로 다시 움직임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은 반성도 승복도 없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내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국민의 뜨거운 열망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다음 대통령은 60일의 짧은 기간에 뽑히고, 인수위도 없이 바로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중후장대의 비전 못지않게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프고 힘든 사람들의 현실적인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과거 한국을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며 가슴에 노란 리본 배지를 달았습니다. 누군가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리본을 떼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을 때, 교황께서는 단호히 거부하며 “인간적 고통 앞에 정치적 중립은 없다”라고 답하셨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한 사람으로서, 그분들의 깊은 고통 앞에서 결코 중립일 수 없는 심정입니다. 123 비상계엄 하루 전,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은 뜬금없이 1,000명의 백종원을 만들겠다느니, 노쇼 방지 캠페인 등을 운운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소상공인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원인에 대한 진단도 그 해법도 다 지엽적이다. 현장 소상공인들의 마음을 임의 판단하고 일반화한 진단과 처방이다" 이 절규에 담긴 소상공인들의 깊은 좌절감을 부디 다음 대통령님께서는 깊이 헤아려주셔야 합니다.
탁상공론으로는 결코 현장의 어려움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습니다. 내란 정부가 입안하고 현장 소상공인의 목소리가 배제된 낡은 소상공인 정책을 과감하게 대전환시키는 것만이 진정한 내란 청산의 시작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1. 디지털 전환,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공정하고 포용적인 디지털 생태계 구축이 시급합니다.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들이 디지털 전환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주문배달까지 확대된 배달 플랫폼의 살인적인 수수료는 이미 수많은 자영업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카카오택시가 3%의 중개 수수료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5%가 넘는 배달 중개 수수료는 과합니다.
경쟁법 전문가인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께서도 "플랫폼의 독과점적 지위 남용은 시장 경제의 근본을 흔드는 행위이며, 시급한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역설하신 바 있습니다. 일시적인 자율규제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배달 중개 수수료 상한을 포함한 디지털 시장 공정화 입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더불어, 스마트 오더라는 미명 하에 키오스크와 태블릿을 강요하는 것은 또 다른 디지털 격차를 심화시키는 것입니다.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에 따른 소상공인 간의 매출 격차가 발생하지만 장치형 디지털 전환은 지양해야 합니다. 중국이나 동남아에서도 QR코드를 활용해 주문하고 결재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이 값비싼 장비 구매 부담 없이 디지털 전환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의 문제가 아니라, 소상공인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대기업과 정부가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 유기입니다.
2. 백종원 1,000명이 아닌, 소상공인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최근 백종원 씨가 참여한 예산시장 프로젝트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깊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외부의 힘에 의존한 단기 처방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소상공인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하고, 서로 협력하며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소상공인들의 가장 큰 자산은 바로 현장의 경험과 노하우이며, 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최근 광주경제일자리재단이 창간한 소상공인 커뮤니티 미디어 ‘소완비(소상공인을 위한 완벽한 비서)’가 10일 만에 4,000명의 구독자를 돌파한 것은 바로 이러한 자생적인 플랫폼에 대한 현장의 뜨거운 갈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부는 이러한 자생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원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합니다. 아울러 AI 기술이 소상공인에게 효용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디지털 시장분석 플랫폼이나 상세페이지 제작 등 AI를 통한 소상공인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는 일도 시도되어야 할 것입니다.
3. 2000억 배달료 지원, 혈세 낭비가 아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재설계해야 합니다.
영세 소상공인에게 지원되는 배달료 2,000억 원은 신중하고 면밀하게 집행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개인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결국 배달 플랫폼의 배만 불려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자인 김민기 교수는 "정부 지원금은 특정 플랫폼의 독과점을 심화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시장의 경쟁 환경을 개선하고 소비자 효용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상생협의체에서 논의되는 공공 배달앱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한다면, 지원금을 공공 배달앱 활성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거나, 민간 플랫폼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건전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데 지혜롭게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4. "하필 지금이냐?" 자부담 없는 지원으로 소상공인의 숨통을 틔워야 합니다.
100만 소상공인 폐업 시대에 자부담을 강요하는 정책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 외면입니다. 물론 지원의 책임성을 높이려는 취지는 알지만, 지금은 수많은 소상공인이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순간입니다. 소상공인 연합회 관계자 역시 "지금 당장 폐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자부담은 그저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한시적으로라도 자부담 없는 긴급 지원을 통해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라고 간곡히 호소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자부담 지원 정책의 효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어려운 시기에는 과감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소상공인들에게 다시 한번 희망의 불빛을 밝혀주어야 합니다.
5. 지역 경제 활성화의 핵심, "지산지소(地産地消)"를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합니다.
급격한 소비 심리 위축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입니다. 디지털 경제 시대에는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전략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이는 단순한 애향 운동을 넘어, 지역 경제의 건강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소상공인들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는 효과적인 방안입니다. 정부는 지역 특색을 살린 매력적인 상품 개발과 적극적인 홍보, 그리고 지역 기반의 튼튼한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지산지소"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힘써야 합니다. 아울러 지능적, 지구적 수요 혁신을 위해서도 공공이 역할을 해야 합니다. 공급이 수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을 이끄는 디지털 경제 시댑니다.
차기 대통령에게 간곡하게 제언 드립니다.
지금 소상공인들에게 절실한 것은 보여주기식 정책이나 임시방편이 아닙니다. 디지털 시대의 거대한 변화를 정확히 인식하고, 600만 소상공인의 절박한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 낡은 틀을 벗어난 근본적인 정책 대전환만이 그분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대통령 비서실에 소상공인 전담 비서관을 신설하고 중소벤처부에 소상공인 전담 차관을 임명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상공인들의 생생한 어려움을 직접 보고하고, 실질적인 정책에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합니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 관련 정책을 일관성 있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각 부처 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 소상공인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갈 ‘소상공인 소통령’입니다.
소상공인은 우리 경제의 굳건한 뿌리이자, 평범한 국민의 소중한 삶의 터전입니다.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곧 우리 경제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디 새로운 대통령께서는 600만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외침을 가슴 깊이 새기시고, 과감하고 혁신적인 정책으로 이들이 다시 희망을 품고 활짝 웃을 수 있도록 따뜻한 손 내밀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몸의 중심이 아픈 곳이듯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은 아프고 힘든 소상공인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