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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에 갱년기는 처음이라] ep1. 갱년기, 운동이란 걸 시작했다

곽복임| |댓글 0 | 조회수 493

ep1. 갱년기, 운동이란 걸 시작했다

  

1. 진짜가 왔다

지금은 모두 20대가 된 세 아이가 사춘기 시절을 지나면서 나는 스스로 갱년기를 빨리 시작했다. ‘사춘기보다 무서운 게 뭔지 알아? 갱년기야! 나 갱년기거든!’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앞세워 사춘기 녀석들과 심리전에서 이기기 위한 방도였다.

 

2025년 새해를 맞으면서 50이라는 법적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자 말로만 부르짖던 생리적 갱년기가 진짜로 시작됐다. 갱년기가 법적 나이로 오는 것은 아닐진대 거짓말 같이 찾아온, 생전 처음 경험해보는 몸 안의 변화들이 이제 더는 말로만 하는 가짜 갱년기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진짜가 왔다.


2. 살려고 하는 운동

남편과 내가 사랑을 시작한 지 올해로 30년이 됐고 그 사랑 해마다 1kg씩 몸에 쌓인 듯 딱 30kg 체중 증가로 고스란히 남았다. 어느 날, 육중한 몸으로 거울 앞에 서 있는 나를 바라보던 남편이 짧아진 내 목을 만지면서 내 꿈이 마동석이었냐고 놀려댔을 때 나도 모르게 온 체중을 실어 손날치기가 날아갈 뻔했다. ‘!’ 사실 옷맵시가 좀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것만 빼면 소싯적 삐쩍 말랐을 때보다 훨씬 건강 체질로 바뀐 듯하여 오히려 좋다. 저체온, 저혈압이 정상범위에 들었고 체력도 훨씬 좋아졌다. 그런데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호르몬의 변화, 체력 저하와 과로로 인한 신체리듬의 변화가 이제 정말 살려면 운동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래서 이참에 각 잡고 운동 습관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하여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헬스장에 등록했다. 헬스장으로 선택한 이유는 어떻게든 운동하지 못하는 핑계를 차단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반영한, 시간과 날씨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갱년기뽀기미 #오운완인증샷?


현대인의 3대 새해 다짐 중 하나가 운동이라지? 바른 방법으로 부상 없이 건강하게 운동하려면 기본을 배우고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익히 알기에 퍼스널트레이닝(PT)도 함께 신청했다. 그렇게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한 지 작심삼일하고도 그 작심의 세 번이 지나고 어느새 운동을 시작한 지 3주가 지났다. 건강하게 갱년기를 보내보자 시작한 운동이 연말 연초 어지럽고 답답하고 우울하고 속에 천불이 끓어오르는 시국에 숨이 쉬어지는 시간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래저래 정말 살라고 하는 운동이 되었다.

  

3. 나에게 맞는 운동 찾기

두 번째 헬스 PT가 있던 날, 헬스식 운동의 호흡법이 어릴 적 한국무용과 연극, 노래를 했던 내 몸에 들어있는 호흡법과 정반대의 호흡임을 알고 많이 당황했다. 부상을 줄이고 효과적인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호흡이 중요한데 난감했다. 트레이너와 상의 끝에 중량 중심의 근력운동보다는 50년간 이미 몸에 밴 호흡법을 살려두면서 맨손체조로 하는 근력운동을 배우기로 했다. 향후엔 필라테스나 요가, 댄스 등으로 근력을 다져보라 권했다. 더불어, 평소에 근처 공원이나 숲에서 마라톤이나 걷기를 해 둔 덕에 유산소운동은 이미 잘하고 있으니 근력을 보충하는 운동을 하되 강도보다는 시간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트레이너의 코칭에 성실히 따랐다. 점점 나만 아는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본인은 그간 호흡법을 반대로 알고 운동하고 있었다며 PT 받길 잘했다 했다. 이래서 모를 땐 배워야 하는 거였다. 건강하자고 하는 운동이 나에게 맞지 않는 운동이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무턱대고 하느라 오히려 부상을 초래하고 스트레스가 된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더 다양한 방법의 운동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으려면 경험과 배움이 필요하다.

 

원고를 쓰고 있는데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하여 폭동을 일으킨, 내란죄로 구속된 이의 지지자들이 뉴스에 등장한다. 안타깝다.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할 땐 그렇게 푸는 게 아니라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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