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이 있어 광주가 있다.
느닷없는 12.3 비상계엄은 우리를 멈추게 했고, 그 멈춤의 시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와 그를 따르는 이들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꽃이 멈춤의 힘으로 피어나고, 기차가 멈춰야만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듯이 2025년은 시작됐고 봄은 준비되고 있다.
몇 일전 종이에 손을 베었다. 모든 신경이 손에 가 있었다. 상처에 물이라도 들어가면 얼마나 쓰라리던지 그렇다. 우리 몸의 중심은 아픈 곳이다. 몸의 중심이 아픈곳이듯 우리사회의 중심도 아픈곳이다. 광주의 중심도 마찬가지다. 지금 광주에서 가장 힘들고 아픈 곳은 어디인가?
얼어붙은 소비와 코로나 대출 상환 부담, 배달앱의 수수료 인상 횡포속에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도입 의무화 등 연이은 절망의 뉴스로 지역 소상공인들은 아프다. 장애인과 노약자 등 모두가 불편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무화 도입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법은 현실의 조건을 반영해야 한다. 법을 위한 법은 의미가 없다.
정부 보조금을 받아 설치한 키오스크가 이제는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가 되었고, 비슷한 논리라면 스마트 오더용 태블릿도 배리어프리 기능을 갖춰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85.6%의 소상공인들이 이 개정안 시행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이는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정책은 라면을 끓일 때 스프와 면을 넣는 순서에 따라 맛이 다르듯 순서가 중요합니다. 잘못된 순서로 정책을 도입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비용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소상공인 입장에서 키오스크 도입은 비대면성을 통한 감염병 예방과 인건비 절감이라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 정부가 보조금까지 지원하며 권장한 장치형 스마트 오더 이제는 비용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이제라도 다시 순서를 재정리 하자. 비장치형 스마트 오더인 QR 주문을 국가 표준으로 삼자. QR 주문은 비대면 서비스의 안전성, 주문 효율성, 데이터 기반 마케팅, 인건비 절감, 다국어 지원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관리가 편리하고 운영비가 거의 들지 않으며, 디지털 경제 격차를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동냥조차 QR로 이루어지고, 노점상도 QR로 결제한다.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이 굳이 장치형 스마트 오더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소상공인에게 디지털 전환이 비용으로 인식되고 그 비용이 소상공인에 전가되게 된다면 디지털 경제 격차가 더 심화될 것이다. 소상공인에게 유리한 방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소개되지 않는 것은 공공의 무능이고 직무유기다.

- 공공배달앱 땡겨요 출처 : 광주광역시 블로그 -
광주경제일자리재단은 이러한 필요성에 발맞추어 공공배달앱 ‘땡겨요’와 함께 QR 주문 시스템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 산업 발전을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QR 주문 시스템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미래를 열어가는 새로운 길이다.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이 부담이 아닌 기회로 인식될 수 있도록, 이제는 정책과 현장이 함께 나아가야 할 때다. 소상공인이 있어 광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