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복합쇼핑몰 두렵지 않다.
최근 복합 쇼핑몰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전국의 지역 상권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고객 감소와 임대료 상승, 대기업과의 가격 경쟁 속에서 많은 지역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은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을 통해 성공적으로 생존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시장과 지역 명소, 일본 류보(リウボウ) 백화점, 중국의 하이디라오(海底捞) 훠궈 체인 사례는 지역 상인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 광주광역시의 첫 복합쇼핑몰 ' 더현대 광주'의 조감도 [출저 광주광역시] -
고유한 상품과 서비스로 차별화
복합 쇼핑몰에서는 유명 브랜드 제품이 주를 이루지만, 지역 상인은 희소성과 독창성을 강조한 상품과 서비스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서울 망원시장은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퓨전 먹거리와 이색 상품을 도입해 전통시장 이미지를 탈피했다. ‘망원시장표 한식 타코’, 수제 맥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 떡볶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친환경 장바구니와 전통 문양을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여 단순한 장보기 공간이 아닌 트렌디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일본 오키나와의 류보 백화점은 글로벌 브랜드 대신 현지 장인과 협업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오키나와 전통 공예품과 특산품을 입점시켜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오키나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변모시켰다.
중국의 하이디라오 역시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 경험을 극대화했다. 대기 고객에게 무료 네일 케어, 신발 닦기, 간식 제공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면 뽑기 공연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도입해 단순한 식사가 아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고객과의 유대감 형성
복합 쇼핑몰은 다양한 상품 구색과 할인 행사로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지만, 지역 상인은 고객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강점이 될 수 있다.
전주 한옥마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체험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 상권을 활성화했다. 전통 한복을 대여하고 1:1 스타일링 상담을 제공하는 한편, 도자기 만들기, 한지 공예 체험, 한옥 숙박 체험을 운영하며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렸다.
류보 백화점 역시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도입했다.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고객의 취향을 분석하여 패션과 인테리어를 추천하며,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오키나와 전통 음식을 제공하는 VIP 라운지를 운영하는 등 차별화를 꾀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중요성
스토리텔링을 통해 브랜드에 감성을 더하면 고객과의 연결을 강화할 수 있다.
서울 인사동의 ‘차마시는 뜰’은 차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차 한 잔을 주문하면 차의 유래와 효능을 설명하는 작은 카드를 제공하며 고객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고, SNS를 통해 감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방문객 증가로 이어졌다.
담양 명가은과 광주의 꽃피는 춘삼월도 지역 전통 차 문화를 강조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했다. 전통 한옥 인테리어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단순한 찻집이 아니라 문화와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류보 백화점 역시 오키나와 전통 직물 ‘빙가타(紅型)’ 제작 과정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전통 무용 공연과 공예 체험 이벤트를 개최해 쇼핑을 넘어 문화 체험이 가능한 백화점으로 발전했다.
하이디라오 역시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고객 충성도를 높였다. 직원들의 서비스 열정을 강조하며 면 요리를 주문하면 테이블 앞에서 직접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했다. 또한, 고객이 생일을 맞이하면 직원들이 직접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등 감성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지역 상인의 생존 전략
복합 쇼핑몰과 경쟁하는 지역 상권이 성공하려면 단순한 판매를 넘어 고객이 브랜드와 감성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망원시장, 인사동 찻집, 전주 한옥마을, 류보 백화점, 하이디라오 사례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스토리텔링이 고객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복합 쇼핑몰이 제공할 수 없는 독창적인 상품과 개인 맞춤형 경험, 감성적인 스토리를 통해 지역 상인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결국, 성공적인 지역 상권 전략의 핵심은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위기를 준비하는 우리
지역 상인에게 복합쇼핑몰은 거대한 산 혹은 태풍 전야로 느껴질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다양한 브랜드와 화려한 시설로 유혹하는 복합쇼핑몰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위기의식과 개점한 후의 향방을 모르는, 어쩌면 고요하기까지 한 지금 이 시점이 불안하기만 하다.
반면, 우리에게 기회요인도 있다. 복합쇼핑몰이 들어오게 되면 광주지역 뿐만아니라 전라남도, 전라북도, 멀게는 경상남도에 있는 사람들이 광주를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그 사람이 지역에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에게는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다. 우리의 고객이 연간 몇 천만명이 될 가능성도 상존하는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게는 있다. 지금부터 우리의 정체성, 감성 마케팅, 차별화된 브랜드와 서비스 등 준비를 잘한다면 가슴 뛰는 기회의 시간이 다가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