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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에 갱년기는 처음이라] ep3. 갱년기 절기 누리기

곽복임| |댓글 0 | 조회수 248


꽃 피는 춘삼월.

이라는데 3월에 눈꽃이 피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얼어 죽을 판이다. 개구리뿐인가? ‘때아닌 눈꽃’, ‘독한 꽃샘추위라며 가벼워진 옷차림 위로 다시 두터운 패딩을 껴입었다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해서 계절별 풍경을 보고 누리는 재미가 좋다. 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지만 때에 맞춰 땅과 바다가 내어주는 제철 음식을 챙겨 먹으며 이벤트나 축제처럼 24절기를 지내기도 하는데 점차 봄·가을은 사라지고 여름과 겨울만 길어지고 있어서 때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갱년기뽀기미 춘삼월에 함박눈이라니

 

절기가 뭐라니?

절기는 계절의 표준, 한 해 가운데서 어떤 일을 하기에 좋은 시기나 때로 국어사전에 정의하고 있다. 나는 이 절기에 물리적·사회적·심리적 절기가 있다고 본다. 물리적 절기는 흔히들 알고 있는 사계절(사철), 24절기, 명절, 삼복 등이겠다. 사회적 절기는 계절적 요인과는 다른 사회·문화적 절기다


이미 하나의 주기적인 이벤트가 된 밸런타인데이부터 수많은 ○○데이, 올림픽·월드컵·LoL월드챔피언십 같은 스포츠 시즌, 축제인지 전쟁인지 모를 선거철이 있다


심리적 절기는 나만 아는 혹은 나로부터 주변까지 함께 영향이 있는 절기인데 개인의 역사나 경험으로 생긴 트라우마나 기념이 되는 것이다. 생일, 결혼기념일, 가족의 기일 같은 생애주기 중 만나는 이벤트, 첫 키스 한날, 처음 혼자 여행을 간 날이거나 혹은 특정한 때 꼭 어떤 것을 반복하게 된다거나 하는 것들이다.


내가 만들고 누리는 갱년기 절기

최근 화제작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 지금 나는 인생의 초가을쯤에 있는 것 같다. 깊어가고 익어가는 인생의 가을에 만나는 갱년기, 한파 부는 겨울을 앞둔 갱년기, 사춘기보다 몸과 마음이 더 흔들린다는 갱년기는 뭘 하기 좋은 절기일까?

 

지금까지 배움에 나눔을 더하는 공부 하기, 갱년기 열감으로 얼굴은 화끈거리지만, 삶과 사회에서 화색이 돌게 하는 일 하기, 가슴이 뛰는 것을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아 일본 전역을 웃음바다로 만든 책)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오늘을 생애 최고의 사랑으로 누리기.

나의 갱년기 절기는 이렇게 누리려고 한다. 어차피 누가 알아주든 말든 내가 만들고 누릴 절기니까.


갱년기뽀기미 갱년기에도 공부하고 사랑하고


그나저나 지금은 두 번째 탄핵절로 기념하기 딱 좋은데 언제쯤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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