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과 인터넷 구직 홈페이지 활용 및 재취업 면접 시 팁
두 달 전 통신회사에서 퇴직한 후배가 전화 연락을 해왔다. 안부를 주고받은 후 “저도 정년퇴직했어요”라고 말한 후배가 “나도 선배님처럼 재취업하고 싶습니다”라며 방법을 물었다. 60이 넘은 나이에 재취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일이 있으니, 방법도 여러 가지일 것이다. 나는 다만 내 경험을 후배에게 전해주었다.
60이 넘은 나이에 취업하려면 우선 자격증이 있어야 쉽다고 말했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비듯이, 나이 든 사람에게 자격증은 재취업에서 비빌 수 있는 언덕이다, 갖고 있는 자격증이 뭐가 있느냐?”라고 물었다. “특급통신기술자, 고급소방기술자, 중급전기기술자 경력수첩을 갖고 있는데, 경력이 없어서 아직 취업을 못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기술자 경력수첩은 해당 자격증 협회에서 학력과 경력 및 보유한 국가기술자격증(기술사, 기사, 산업기사, 기능장, 기능사)을 조합해 초급, 중급, 고급, 특급 기술자로 등급을 부여해 발행한다. 현장에서는 국가기술자격증은 참고하고, 기술자경력수첩 등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사 현장의 규모에 따라 기술자경력수첩 등급 배치 기준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방기술자 특급과 고급 등급별 배치 기준은 아래와 같다.
1. 특급 기술자
1) 연면적 20만m2 이상인 특정소방대상물의 공사 현장
2) 지하층을 포함한 층수가 40층 이상인 특정소방대상물의 공사 현장
2. 고급 기술자
1) 연면적 3만m2 이상 20만m2 미만인 특정소방대상물(아파트는 제외)의 공사 현장
2) 지하층을 포함한 층수가 16층 이상 40층 미만인 특정소방대상물의 공사 현장
소방설비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한국소방시설협회에 경력수첩을 신청하면, 소방공사감리원경력수첩과, 소방기술자경력수첩을 발급해준다. 이때 등급은 기계와 전기를 각각 나눠 표시한다. 국가기술자격증 중 소방설비기사 전기분야만 갖고 있으면 등급란에는 전기 특급, 기계 초급으로 표시하고, 전기는 물론 기계분야 소방설비기사 모두를 갖고 있는 경우(이를 쌍기사라 부른다) 전기와 기계 모두 특급을 부여한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전기기사 자격증을 필두로, 소방설비(전기), 소방설비(기계), 산업안전기사, 전기공사기사, 정보처리기사 1급 및 기능사 자격증이 있고, 사회복지사 1급과 청소년상담사 3급 등 총 10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 (나이 60이 넘어 공부해 취득한 자격증이 3개다). 문과 분야 사회복지사와 청소년상담사 자격증을 제외하고 기술 분야 자격증은 전기와 소방 및 통신과 안전 분야 자격증이다. 자격증이 여러 개란 의미는 물고기를 잡는 낚싯대가 여러 개란 뜻으로 물고기를 잡는 확률이 높다. 마찬가지로 여러 분야 자격증으로 취업에 도전하면 재취업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자격증과 경력수첩을 준비했으면 다음은 취업 활동이다. 퇴직 후 재취업의 경우 주변 사람 또는 지인 소개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으나, 인터넷 구직 홈페이지 이용이 유용하다. 구직 홈페이지는 공공기관과 민간 분야에서 운영하는 여러 개가 있으나 정부에서 운영하는 ‘고용24’를 예로 설명한다.(https://www.work24.go.kr/) ‘고용24’ 홈페이지에 접속해 로그인하고, 채용정보-구직신청-이력서/자기소개서 관리에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입력한다. (맞춤법에 틀리지 않도록 하고, 오탈자가 없는지 검사해야 첫 인상을 구기지 않는다).
다음으로 일자리 찾기를 클릭해 자신이 원하는 분야와 직종, 지역 등을 검색어로 넣고, 검색한다. 이때 경력이 있으면 경력을 넣고, 없으면 신입에 체크를 한다.
자신이 원하는 조건 입력 후 검색하면 아래에 일할 사람을 구하는 회사 목록이 나온다. 취업할 회사를 처음에는 매일 검색해 살피고, 며칠 지난 후부터는 1주일 단위로 검색하면 빠트리지 않고 볼 수 있다. 회사에서는 직원 모집 기간을 한 달 정도 유지하는데, 다른 구직자가 지원해 채용이 확정되기 전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일하는 것처럼 부지런해야 한다. 검색할 때 조건을 달리해 시도해보는 것도 요령이다.(아래는 소방기술자를 입력 하고 검색한 결과)
취업하고자 하는 회사를 클릭하고 미리 작성해 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등록하면 해당 회사 담당자에게 이메일이 발송됨으로써 입사 지원이 완료된다. (회사마다 모집 조건이 다를 수 있으므로 귀찮더라도 회사에 따라 자기소개서를 수정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때 내가 지원한 회사의 정보를 기록 관리해 두는 게 좋다. 나는 지원한 회사의 전화번호와 담당자를 내 전화기에 입력해 두었다. 회사 인사담당자가 연락해 올 때 내 전화기에 회사와 담당자 이름이 나오니 응대하기가 좋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인사담당자라고 하자. 누구라고 밝히지 않았는데도 미리 회사 이름을 말하며 반기는 것과 모르고 그냥 응답하다 나중에 알아채는 것은 첫인상에서 차이가 크다. 지원 후 시간이 지나 회사에서 연락이 오면 근무조건과 연봉 등을 협의한다. 필요한 경우 면접을 보자고 한다.
나의 경우에 비추어 보면 면접을 보자고 하는 경우 특이한 사항이 없는 경우 대부분 취업 확정이다. 면접하러 갈 때는 단정하게 복장을 갖추고, 수첩과 필기도구를 지참한다. 청년 사원이 취업을 위해 기업에서 면접을 볼 때와 인생 2막 재취업자의 면접은 분위기가 다르다. 정년퇴직 후 면접은 분위기가 훨씬 더 부드럽다(마치 내가 면접관인 듯한 때도 있었다). 나는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 근무조건(어떤 일을 어떤 환경에서 해야 하는지?, 업무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연봉(퇴직금 포함인지 비포함인지, 식사와 교통비 지급 유무, 보너스 등)을 수첩에 미리 기록해 간다.
취업이 확정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후회하는 사람을 여럿 보았다. 후회하는 사람 대부분은 전화 또는 대면 면접 때 쑥스러워서 제대로 묻지 않아서다. 이전에 자신이 근무했던 회사처럼 당연히 보너스가 있고, 퇴직금이 별도로 있으며 식사와 교통비가 따로 지급되는 줄 알았던 경우다. 중소기업의 경우 퇴직금을 연봉에 포함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미리 챙기지 않으면 받는 급여에 비해 해야 하는 업무가 많아져서 나중에 불만이 생긴다. 경력 없이 취업하는 사람은 인터넷 검색이나 주위 사람에게 해당 직종에서 해야 할 업무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게 좋다. 정년퇴직 후 재취업자는 연금과 저축 등으로 경제에 여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취업이 안 돼도 좋다는 각오로, 해야 할 일이 많으면 급여를 더 요구하거나, 급여가 적은 경우 할 일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일 량과 월급은 비례한다) 면접 시 잠깐 서운해도 급여와 조건 등을 확실하게 해두는 게 좋다. 근로계약서 작성 시에도 미리 구두로 약속했던 내용이 들어 있는지, 다른 특이 사항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서명해야 한다.
후배의 고민은 경력이었다. 통신회사에서 근무하였으니, 정년퇴직 후 재취업을 통신 분야로 했을 경우 경력이 있어 문제가 없으나, 전기나 소방 등 다른 직종으로 재취업하려 할 경우 문제가 된다. 다른 분야 경력은 이론상으로 0일 수 있다. 다만, 통신회사에 근무하면서 미리 취득한 전기자격증을 회사에 등록하고 사용할 경우 전기분야 경력도 쌓을 수 있다(나의 경우 통신이 주업무였고, 전기는 보조업무였기에 전기 경력은 4년이 조금 넘는다. 따라서 내 경우 전기기술인경력수첩 등급은 고급이다).
그러면 후배의 경우처럼 경력이 없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낙담하지 말자. 취업 사이트에서 경력이 없는 사람을 뽑는 곳(‘경력 관계없음’)을 찾아야 한다. 경력을 문제 삼지 않는 회사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물론 경력자보다 연봉은 줄어든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르랴?’ 신입사원의 경우 적은 월급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나도 처음 아파트 시공 관리자로 취업했을 때 월급이 적었다. 이를 감수하고 경력을 쌓으며 배웠다. 돈을 받으며 배우니 돈을 내고 배우는 학교보다 낫다는 자세로 일했다. 귀찮은 시험을 치르지 않는 것만 해도 어딘가?’라고 생각했다.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해서 재취업하는 경우 후배의 걱정처럼 자격증을 갖고 있으나 경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처음에는 경력이 없었지만, 다른 사람이 일을 하다가 그만두어서 급하게 사람을 구하는 자리에 입사했다. 이후 경력을 쌓고 부지런히 배우면서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 오늘의 글을 요약한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구직 사이트를 부지런히 검색하며, 면접 또는 근로계약서 작성 시 미리 질문지를 작성해 물어 볼 사항을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