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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의 세상유감] 광주문화예술을 위한 제언

박지현| |댓글 0 | 조회수 97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도, 우리는 별을 볼 수 있습니다.”

– 마틴 루터 킹 주니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오랜 기다림 끝에 조심스레 희망을 꺼내 드는 이들이 있다. 바로 문화 예술인들이다.

언제나 시대의 가장자리에 서 있었고, 때로는 목소리를 냈지만 들리지 않았던 이들.

그러나 지금, 변화의 바람을 타고 곳곳에서 작은 이야기들이 피어나고 있다.


최근 광주 지역의 문화 예술인들은 하나둘 모여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다.

그 안에서 나는 ‘이야기할 수 있음’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일이었는지를 새삼 깨닫는다.

그동안 꺼내기 어려웠던 말, 감춰졌던 상처, 지나쳐야 했던 부조리들이 이제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되고 있다.

아래 글은 그 안에서 정리된 이야기 중 일부를 여기에 올린다. 


 <    - 예술계에 드리는 말씀 -

지역 예술계의 현안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외면하는 사이, 중요한 예산과 제도들이 일부 이익집단에 의해 좌우되고 있습니다.


• 예총·미협 등 관변단체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원 권익 보호보다 일부 인사의 이익에 집중되고 있고, 회비만 인상되며 존재 의미를 잃고 있습니다.


• 시립미술관과 하정웅 미술관의 구조 개편도 조용히 일어났습니다.

청년 작가의 발표장이었던 상록분관은 어느새 하정웅 미술관으로 변경되었고, 누구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 시립미술관의 개방직 제도는 내부 승진으로 바뀌었습니다.

외부 전문가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유입하려던 조례조차 바꿔, 관행적 내부 인사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 광주비엔날레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예산이 잘못 쓰이고 있습니다.

700~1,000억을 쓰는 세계적 비엔날레와 달리 100억도 안 되는 예산이 파빌리온 등으로 분산되며 본질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 아시아문화전당은 더욱 심각합니다.

윤석열 정권의 입김 아래 낙하산 인사가 내려왔지만, 지역 예술계 누구도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 ‘아트광주’도 위태롭습니다.

문화재단이 민간 행사를 직접 운영하고, 총감독 없이 갤러리만 선정해 일부 인사들이 좌지우지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이 불편하게 느껴지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는 단지 ‘불편한 진실’이 아니라 우리 모두 공유하고 고민해야 할 현실입니다. 

적어도 "지켜보고 있다."는 관심과 연대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


“눈감고 외면한 들판엔 잡초만 무성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우리의 무관심 속에서 중요한 제도와 예산이 일부 인사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다는 고백은, 뼈아픈 진실이다.

이 모든 과정에 공통된 것은 "조용했다"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 조용함은, 안타깝게도 익숙해진 ‘침묵’이었을 것이다.


“말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 말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 한나 아렌트


우리는 때로 말하지 않았고, 알고도 침묵했다.

입찰의 불투명함, 공모의 왜곡, 이름뿐인 참여…

이 모든 것을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니까”라며 넘겼던 날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튼튼해지기 위해, 예술 생태계가 조금 더 투명해지기 위해,

이제는 알아야 한다.


공정한 제도, 투명한 절차, 다양한 목소리가 함께 어우러지는 환경 속에서

비로소 창의성도, 도전도 꽃을 피운다.

광주는 민주주의의 도시다. 또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는 타이틀도 달았다.

거리에서 시작한 민주 정신은 이제는 문화의 공간으로도 이어져야 할 것이다.

문화중심도시라는 이름처럼 우리의 예술은 더 이상 주변이 아닌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세상은 점점 나아질 것이다.

왜냐하면 나와 같은 이들이 아직 있기 때문이다.”

– 루이자 메이 올컷


우리는 지금, 뭔가를 시작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회를 맞이했다.

침묵 대신 대화를, 외면 대신 참여를, 타협 대신 원칙을 이야기할 시간이다.

아프지만 인정하고, 따갑지만 고쳐가는 사회가 건강한 민주사회다. 

이제 더 이상 타협하지 말자. 함께 뚜벅뚜벅 걸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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