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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는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1980년 광주의 그날을 담은 이 소설은 단순한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 숨 쉬었던 사람들의 고통과 절망, 그리고 아주 작은 희망까지 그려낸 작품이다. 나는 책을 덮고도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다. 무언가를 말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 말도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이 책은 감정의 깊이를 강하게 건드리는 힘이 있었다.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소년’이라는 …

어떤 목소리들은 시간 속에 사라지고, 어떤 상처들은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연 속으로 가라앉는다. ‘어린 새’라는 제목의 1장부터 시작되는 열다섯 살 소년 동호의 여정, 그가 실종된 친구 정대를 찾아 헤매는 2인칭 시점("너")의 서사는 말할 수 없음의 무게가 어떻게 한 사회의 집단적 무의식을 형성하는지를 고통스럽게 관통한다.상무관 안에 도열한 시신들의 행렬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내 의식 속으로 스…

해태 타이거즈의 첫 응원단장인 ‘임갑교’를 모티브로 한 연극 ‘하이타이’가 오는 20일과 21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무대에 오른다.연극 ‘하이타이’는 1980년대 격동의 시기를 보낸 평범한 소시민의 이야기를 다룬다.해태 타이거즈 최초의 응원단장 ‘임갑교’를 모티브로 ‘이만식(배우 김필)’이라는 주인공이 탄생했다. 5·18과 6월 항쟁, IMF 같은 격동의 역사에 휘말리면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고, 끝내 가족을 찾아가는 작은 …

전라남도 여수 곳곳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화폭에 담은 전시가 막을 올린다.광주사생회는 오는 26일부터 7월 2일까지 동구 예술의 거리 무등갤러리에서 ‘제40주년 광주사생회전’을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지난 1984년 7월 호남 지역 구상 작가들을 중심으로 창립된 광주사생회가 올해 40주년을 기념해 현장 스케치 작품 45점을 선보인다.김영주 회장과 이우진·서봉한·문명호·강성희·이지화·정성복·정춘수·임정구·배경숙·정홍기 등 45명…

‘2025 광주 방문의 해’를 맞아 지역 문화관광과 도농교류 캠페인을 연계한 팝업 행사 ‘쎄쎄쎄(City·Connect·Curate) 팝업’이 2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광주 동구 충장22에서 열린다.이번 행사는 광주관광기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청년 로컬 크리에이터 그룹 ㈜시골노리터, 도심 복합문화공간 충장22, ESG 소비문화를 확산하는 (사)미래소비자행동이 공동 주관한다.‘쎄쎄쎄 팝업’은 로컬 창작자들의 감각적인 …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아시아 문화자원관리활용 가치 확산에 나선다.ACC는 19일 국제회의실에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과 ACC 문화자원관리지원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의 성과와 미래’에 관한 국제포럼을 개최한다.문화체육관광부와 ACC가 주최하고 전남대학교, (사)무형문화연구원, ㈜인디고 등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국가유산청, 키르기스스탄·라오스·몽…

"영웅이란 대단하고 휘황찬란한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을 지켜준 일상 속의 모든 이들은 우리의 영웅이다."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으며 이 문장이 가슴 깊이 떠올랐다. 이 책은 화려한 무대나 특별한 업적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작고 고된 용기와 희생이 어떻게 한 시대의 어둠을 뚫고 빛이 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비극 속에서 사람들은 이름 없이, 명예도 없이 누군가의 고통을 대신 짊어졌고,…

2024년 12월 3일 늦은 밤. 하루를 정리하고 잠 잘 준비를 하는 그 순간.TV에서는 비현실적인 계엄령 소식을 전했다. 핸드폰 카톡방에서는 이게 현실이냐며 묻는 주변인들의 메시지가 한 가득이었다. 그 순간 44년 전 5월의 그 날을 기록한 사진 한 장이 떠올랐다. 전남 도청 앞에서 총을 든 군인들과 이름 모를 시민들이 피 흘리고 축 늘어진 채 트럭에 실려 있는 모습의 그 사진. 밤을 꼬박 새워 계엄령 해제 소식을 듣고 여느…

한국 기독교 선교문화의 발자취를 품은 도시들이 세계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다.광주광역시 남구·전남 순천시과 목포 비롯한 전국 8개 기초자치단체는 오는 20일 ‘기독교 선교기지 세계유산 등재 지방정부협의회’를 출범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선다.이번 유네스코 등재 협력에 나선 참여 지자체는 ▲광주 남구 ▲전남 목포시 ▲전남 순천시 ▲대구 중구 ▲청주시 ▲공주시 ▲전주시 ▲김제시다. 이들 지역은 한국 근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광주예술고등학교와의 협력 전시 ‘잇-다’를 오는 7월 13일까지 ACC 대나무 정원에서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ACC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ACC는 광주지역 소재의 유일한 예술계열 특수목적고인 광주예술고와 청소년 문화예술 협력의 서막을 연다.이번 전시에는 광주예술고 한국화과 1~3학년 학생 69명이 참여해 우수 실기 작품들 50여 점을 선보인다. 작품은 전통 한국화의…

광주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우수한 공예상품들이 전시되고 판매되던 금남로 지하상가 내 ‘우수공예품 전시판매장’이 공간 재정비를 거쳐 새롭게 문을 연다.광주광역시와 광주디자인진흥원은 금남로 지하도 내(광주 동구 서석로 지하 56, 금남지하상가 E동 52호)에 위치한 우수공예품 전시판매장이 오는 20일 새 단장을 마치고 시민과 관광객을 맞이한다고 밝혔다.우수공예품 전시판매장은 광주 지역 공예문화산업 육성사업을 통해 개발된 우수 공예품…

어떠한 디자인은 다른 이를 살피고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탄생한다. 미국의 주방용품 브랜드 옥소(OXO)의 굿그립(Good Grips) 감자칼은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이 고안한 제품이었다. 미끄러지기 쉬운 금속 재질의 가늘고 긴 손잡이 대신 고무 재질의 굵은 손잡이로 만들어 조금 더 편안하고, 힘을 덜 들이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이번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는 ‘잘 깎이는’ 감자칼 보다…

지난 1988년부터 37년 차 정치부 기자 ‘드림투데이’ 김대원 선임기자의 칼럼집 『김대원이 본 격동의 한국정치』(상상마당 刊)가 출간됐다. 김 기자는 수십 년 언론인 생활을 거의 국회·정당·청와대를 오가며 우리나라 정치 현상을 취재한 몇 안 되는 기자다. 이 책은 그동안 신문에 발표해 온 기명 칼럼 중 90여 편을 추려서 엮었다. 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칼럼집은 오랜 세월 한국 정치판을 발로 뛰어다니며 취재한 내용을 깊이 있…

나는 책을 덮고도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누가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고,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는데도 어떤 목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기분이었다. 소년이 온다는 그런 책이었다. 무언가를 읽었다기보다는, 무언가를 직접 겪고 돌아온 듯한 느낌. 페이지를 넘긴 것이 아니라, 시간을 지나온 것 같았다. 조용하고도 잔인한 기억 하나가 내 마음 한가운데에 조심스럽게 내려앉았다. 그냥 눈으로 읽은 문장이 아니라, 마음으로…

소년이 온다. 1980년 광주, 그 거리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그리고 2025년 대한민국을 살아내는 사람들에게 동호가 온다. 동호의 넋이, 어린 새처럼 가냘프고 여린 동호의 숨결이 온다. 그토록 간절하게 찾아 헤매던 정대와 정미 누나에게 오고 도청 상황실로, 상무대로 그 후로도 몇 날 며칠 잠을 자지 못하고 ‘너’를 찾아다녔을 엄마에게 온다. 그리고 1980년대 폭력과 검열의 시대를 살아낸 은숙 누나와 5월 27일 항쟁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