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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내용
광주예술의전당은 한지 작업을 통해 자연의 섬세한 미감을 담아내는 천영록 개인전 《행복한 꿈으로 물들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수제 한지를 활용한 조형 작업을 통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예술이 만나는 순간을 시각화한 회화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오늘날에도 자연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며, 근원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동시에 자연은 바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평온을 선사하는 안식처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연과 호흡하며 살아온 천영록 작가는 겨울의 눈 속에서 다채로운 색감을 발견하고, 이를 화폭에 담아내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는 자연을 감정과 감각이 교차하는 상징적 기호로 제시하며, 이를 통해 작품 속에서 유기적이고 조화로운 흐름을 구축해나간다.
천영록 작가는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찰나의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어느 겨울날, 햇빛에 반사되어 여러 색채로 변화는 눈의 결정체에서 그는 자연의 섭리를 깨닫게 되었고, 이는 작업의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다. 사라지듯 반짝이는 눈을 통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의 시간을 탐구하면서, 작가가 구축하는 조형 언어의 출발점이 되었다. 작품의 제작 과정은 한지로부터 시작된다. 여러 공정을 거쳐 완성된 한지 위에 눈을 녹인 물과 물감을 사용해 수많은 점을 축적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색과 형이 규칙적으로 반복을 이루면서 리듬감 있는 패턴을 형성한다. 이는 자연의 질서와 순환을 상징하는 동시에,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고 있다. 작품 속에 촘촘히 쌓여 있는 점들은 눈 속에 숨겨진 빛처럼 다채롭게 발현되며, 끊임없이 변주되는 자연의 풍경과 계절의 흐름을 환기시킨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최근 폭우로 인해 작업실이 침수되고 다수의 작품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음에도, 그는 다시 한지를 만들고 수많은 점을 찍으며 작업을 이어갔다. 이는 단순한 창작을 넘어, 작품을 통해 내면의 아픔을 치유하고 삶을 이어가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자연의 미적 본질을 탐구하는 동시에, 삶의 상처를 예술적 언어로 치환하며 희망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천영록 작가가 전하는 따스한 위로와 온기를 느끼며, 꿈을 간직한 모든 이들에게 빛과 희망이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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