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가족이라는 이름 : 엄마와 딸'을 관람하고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문화일반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가족이라는 이름 : 엄마와 딸'을 관람하고
김유정 광주음악협회 고문
  • 입력 : 2022. 05.30(월) 13:36
  • 최권범 기자

김유정 광주음악협회 고문

지난 5월 21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박주현(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상임지휘자)이 지휘하는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하 합창단) 제135회 정기공연 '가족이라는 이름 : 엄마와 딸'을 관람하고 그날의 느낌을 남긴다.

최근 들어 아이들의 목소리가 그리워지기도 하고 박주현 지휘자의 공연 기획력이 돋보여 합창단의 공연을 자주 관람하며 눈여겨봤다. 이번 공연은 5월 가정의 달 시기에 맞게 패밀리 콘서트 시리즈로 기획했고, '가족이라는 이름 : 엄마와 딸'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었다. 제목에서 유추하듯 등교 전에 집에서 시작된 엄마(소프라노 윤선화)와 딸(청소년 단원 정성은)의 대화부터 귀가 후 일상에서 나누는 평범한 대화까지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이 그 시기에 갖는 고민(학교 성적, 친구들과의 관계 등)과 엄마의 생각, 엄마의 오래된 일기장과 부모님이 써주신 편지 내용(어린엄마 역 김가빈) 등이 연기와 노래로 잘 어우러져 감동을 줬다.

먼저 공연 무대 컨셉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무대막이 열리지 않은 상태로 무대 아래쪽 연주자석에서 박주현 지휘자가 인사 후 피아노 반주자 옆에 앉았다. 피아노 듀엣으로 바이올린, 첼로, 타악기와 함께 김광민의 '학교가는 길'을 오페라 서곡처럼 연주했다.

합창단은 예쁜 꽃장식이 있는 무대 중간부터 책상이 있는 의자에 앉아 합창 부분이 나올 때마다 조용히 일어나 노래를 불렀다. 요즘 추세로 보거나 그동안 어린이합창단 공연의 노래에서 율동이 빠지면 밋밋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음악의 분위기가 차분한 가운데 노래 가사가 주는 감동이 컸다. 개인적으로 합창단의 율동이 없이 노래에 집중하며 공연의 몰입도가 훨씬 더 높았다고 생각된다.

프로그램은 신상우가 작곡, 편곡한 '가족이라는 이름' 제목 안에 '가족이라는 이름' '내 아버지' '엄마' '가시나무' '쉼' '부모님의 기도' '갚을 수 없는 것 하나' '행복을 주는 사람' '우리 집' 9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된 독창곡과 중창곡, 합창곡으로 진행됐다.

바이올린과 첼로, 타악기의 반주가 피아노와 함께 적절히 잘 연주됐고, 합창단을 향한 지휘자의 열정이 관객석으로 전해졌다. 합창곡들의 선율이 아름답게 표현되고 전체적인 무대 연출이 세심한 곳까지 전해지며 어느새 눈시울을 적셨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연습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합창단 단원들과 지도자들의 노력만큼 좋은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 합창단의 무대인사 역시 보는 재미를 더했다. 학년별로 짝을 지어 앞쪽 무대로 뛰어나와 그룹별 인사를 하고, 각자 개성 넘치는 개인 인사를 진행해 지켜보는 관객들의 입가에 행복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자녀들의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는 객석의 부모님들 마음에 동화돼 보는 내내 신나게 박수를 보냈다.

앙코르 무대로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빨간 하트를 각자 손에 들고 합창곡을 다시 선보였고, 앙코르 연주와 함께 무대 정면 스크린에는 합창단 단원들이 부모님과 지휘자님께 드리는 감사의 손편지가 보이며 감동스럽게 공연을 마무리했다. 모처럼 가슴이 따듯해지는 공연이 참 좋았고, 합창단의 차기 공연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가족이라는 이름 : 엄마와 딸' 공연 모습.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가족이라는 이름 : 엄마와 딸' 공연 모습.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