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하미술관, 2일 소장작품전 개막
1980~90년대 대표작 ‘맥(脈)’ 연작
미공개작 등 13점 공개…작품세계 조명

 

이강하 作 ‘맥-아’

‘무등산의 화가’로 불린 고(故) 이강하 작가의 과거 시대적 작품을 통해 ‘과거-현재-미래’ 시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전시가 광주에서 열린다.

이강하미술관은 2023년 2월 새해의 안녕을 기원하며 2일부터 3월 23일까지 소장작품전 ‘이강하 : 또 다른 세계’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고(故) 이강하 작가의 1980~90년대 대표 작품 ‘맥(脈)’ 연작으로 구성된 특별전이다. ‘맥’ 연작과 더불어 대중에서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을 포함, 총 13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많은 한국 구상계 작가들은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두고 많이 고민해왔다. 현실과 자신의 역사적 경험 사이에서 자신만의 작업을 사실주의로 구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 또한 동반됐다.

이강하 作 ‘맥-의식구조’

이강하 작가의 대표작 ‘맥’ 연작은 그런 대표적인 시대와 사회성을 반영한 작품들이다. 이강하 작가는 1970년부터 남도 사람들의 애환과 한국미술의 전체성에 관심을 두고 작업 탐구를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1980년 조선대학교 미술학과 재학하면서 더욱 증폭하게 된다. 그러나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활동하면서 2년여간 지명수배자가 된 상태로 전국의 사찰들로 은둔생활을 하게 됐다.

그의 삶에서 가장 불운하고 불온했던 당시 마주했던 전국의 자연풍경과 사찰의 한국 전통 단청 무늬, 남도 오방색의 색채는 이강하 작가의 지친 심신을 치유함과 동시에 자유와 평화를 상상하게 하고 또 다른 세계로 연결하는 새로운 사상적 통로가 됐다.

이에 이강하 작가는 불교와 샤머니즘에 관심을 두고 전통적 민족 정서와 가치, 역사와 사상에 대한 근본을 찾고자 하는 집중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연작 ‘맥’이 탄생하게 됐다.

또한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발(가늘고 긴 대를 줄로 엮거나, 줄 따위를 여러 개 나란히 늘어뜨려 만든 물건)’ 로 인해 작품은 민족 전통의 ‘감춤의 미학’과 더불어 ‘신비스러운 시각 효과’를 구성해내고 있다. ‘발’ 뒤에 불상이나 사천왕, 탈, 인물 등을 섬세하게 그려 극사실적 효과를 내면서 ‘발’을 통해 감추어진 전통문화와 사상을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이강하 作 ‘맥’

이러한 회화 방식은 샤머니즘적 내지는 유교적 정서와 사고에서 출발하고 있고 오랜 시간 캔버스에 달라붙어, 수행하듯이 그려 나가 얻어낸 설득력과 집념의 독자적인 결과물이다.

이선 이강하 미술관 학예실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관의 정체성을 수립하는 동시에 고(故) 이강하 작가 연구와 소장품의 관리·보존의 중요성을 시민 및 관람객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면서 “또한 나아가 지역의 문화자원 활성화와 소통 및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광주 남구에 자리한 이강하미술관은 2018년 개관 이래 활발한 전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년 중 한차례 고(故) 이강하 화백의 대표작품을 시대의 주제 및 흐름에 맞춰 선보이는 소장 작품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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