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국제 공동 창·제작 연극 ‘로제타’
13·14일 ACC 극장2서 시범 공연
최초 여성병원 설립 등 실화 바탕
세계적 극단 美 ‘리빙 시어터’ 참여

 

구한말 활동한 미국인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

빈민과 병자, 고아를 위해 헌신해 성녀로 추앙받는 ‘마더 테레사’보다 앞서 한국엔 ‘마더 로제타 홀’이 있었다.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 1865~1951)은 1890년 스물다섯 처녀의 몸으로 조선 땅을 밟은 미국인 의료선교사의 이름이다. 로제타 홀은 조선에서 43년간 의료선교를 펼쳤으며, 구한말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정당한 권리 회복을 위해 시대의 차별과 선입견에 맞서 싸우며 근대 여성 교육과 의료 봉사에 생애를 바쳤다.

조선을 사랑한 푸른눈의 여 선교사 ‘로제타 홀’이 2023년 무대에서 환생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오는 13일과 14일 이틀간 ACC 예술극장 극장2에서 연극 ‘로제타’를 무대에 올린다.

연극 ‘로제타’는 대한제국 시절 활동했던 서양 여성이자 의사인 로제타 셔우드 홀이란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현 시대에도 해소되지 않은 장애·여성·서양 대 아시아문화 등 ‘다름’에 대한 편견과 그 변화를 위한 노력의 메시지를 전한다.

연극 ‘로제타’ 포스터

마더 로제타의 실제 일기장을 바탕으로 한 연극은 그녀의 ‘순간들’을 담아낸다. 장애에 관한 인식과 싸움, 여성과 사회, 일제 강점기 정치·종교의 문제를 로제타의 시점, 로제타 안의 다른 자아의 시점, 그리고 제3자의 시점으로 풀어낸다.

이를 위해 세계적 극단 중 하나인 미국 리빙 시어터의 토마스 워커를 비롯한 3명의 배우와 한국 극단 마방진 배우 등 총 8명이 로제타 역을 연기한다. 당시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한국어와 영어가 함께 어우러져 진행한다.

로제타는 차별대우를 감내하며 살아야했던 조선 여성에게 근대 의료와 교육의 여명을 열어 준 인물이다. 최초의 여성병원을 설립하고 결핵 치료를 위한 크리스마스 실을 도입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로 점자를 개발하고 맹인들을 교육했으며, 서울과 평양에 수많은 학교와 병원을 세웠다. 한국 최초의 시각장애인 특수교사 오봉래와 한국 최초의 여성 양의사 에스더 박을 지원하는 등 공적을 인정받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조선땅에 바친 마더 로제타는 타계한 이후에도 고국땅이 아닌 한국에 묻혔다.

‘2022 ACC 국제공동 창·제작 공연사업’ 일환의 시범공연으로, 로버트 드니로-알 파치노 등이 거치며 20세기 연극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미국의 ‘리빙 시어터’(The Living Theater)를 비롯해 극단 마방진’과 옐로밤이 공동제작자로 참여했다.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세계 연극사에 큰 족적을 남긴 미국의 리빙 시어터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단체 중 하나인 마방진의 협력이 기대된다”면서 “서울에서도 볼 수 없는 작품인 만큼 전국의 연극 팬들의 많은 관심과 관람을 바란다”고 말했다.

연극 ‘로제타’는 만 13세(중학생)이상 관람 가능하며, 무료 공연으로 ACC 누리집에서 예매할 수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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