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일 ACC 극장2
국제공동 창·제작, 세계적 극단 ‘리빙 시어터’ 참여

연극 로제타 포스터. 사진=ACC 제공.

 인도에 빈민과 병자, 고아, 죽어가는 이들을 위해 헌신해 성녀로 추앙 받는 마더 테레사가 있다면 조선엔 마더 로제타가 존재했다. 구한말,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정당한 권리 회복을 위해 시대의 차별과 선입견에 맞서 싸우며 근대 여성 교육과 의료 봉사에 생애를 바친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 1865~1951)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연극으로 환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이강현)이 연극 ‘로제타’를 오는 13~14일 이틀 동안 ACC 극장2에서 공연한다.

 ‘2022 ACC 국제공동 창·제작 공연사업’의 하나로 선보이는 이번 시범공연엔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등이 거치며 20세기 연극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미국의 ‘리빙 시어터(The Living Theater)’ 를 비롯해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 등으로 광주와도 인연이 깊은 ‘극공작소 마방진’ 과 ‘옐로밤’이 공동제작자로 참여했다.

 대한제국 시절 활동했던 서양 여성이자 의사인 로제타 셔우드 홀이란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공연은 우리 시대에도 해소되지 않은 장애, 여성, 서양 대 아시아문화 등 ‘다름’에 대한 편견과 그 변화를 위한 노력의 메시지를 전한다.

 공연은 실제 일기장을 바탕으로 로제타의 ‘순간들’을 담아냈다. 장애에 관한 인식과 싸움, 여성과 사회, 일제 강점기 정치와 종교의 문제를 로제타의 시점, 로제타 안의 다른 자아의 시점, 그리고 제3자의 시점으로 풀어낸다.

 이를 위해 리빙 시어터의 토마스 워커를 비롯한 3명의 배우와 한국 극단 마방진 배우 등 총 8명이 로제타 역을 연기한다. 당시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한국어와 영어가 함께 어우러져 진행한다.

 로제타는 차별대우를 감내하며 살아야했던 조선 여성에게 근대 의료와 교육의 여명을 열어 준 인물이다. 최초의 여성병원을 설립하고 결핵 치료를 위한 크리스마스 실을 도입했다. 한국 최초의 시각장애인 특수교사 오봉래와 한국 최초의 여성 양의사 에스더 박을 지원하고 한글점자를 개발하는 등 공적으로 국민훈장모란장을 받았다. 타계한 이후엔 고국 미국이 아닌 한국 땅에 묻혔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강현 전당장은 “세계 연극사에 큰 족적을 남긴 미국의 리빙 시어터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단체 중 하나인 마방진의 협력이 기대된다”면서 “서울에서도 볼 수 없는 작품인 만큼 전국의 연극 팬들의 많은 관심과 관람을 바란다”라고 말했다.

 관람연령은 만 13세(중학생) 이상이다. 입장료는 전석 무료로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예약할 수 있다.

 유새봄 기자 newbom@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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