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음악회…문화로 꾸미는 '아름다운 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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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전시회·음악회…문화로 꾸미는 '아름다운 산단'
광주경제고용진원 박유자 작가 초청 전시회||‘움직이는 예술, 찾아가는 전시’ 첫 걸음||“삭막한 공간 찾아 다양한 전시 하고 싶어”
  • 입력 : 2022. 12.13(화) 16:01
  • 이용환 기자
(재)광주시 경제고용진흥원이 서양화가 박유자 작가를 초청해 마련한 '해바라기' 전에서 경진원 박성수 이사장 등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 경제고용진흥원 제공

"해바라기는 행복과 희망입니다. 어쩌면 삭막할 지 모를 공업단지에 희망의 해바라기가 행복을 안겨주면 좋겠습니다."

(재)광주시 경제고용진흥원(이사장 박성수)이 청사 1층 로비에서 지역 예술가 박유자 작가를 초청한 '해바라기' 전을 갖는다. 전시는 12월 말까지 계속된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지속된 경제 침체로 삭막해지고 있는 지역사회에 온기를 불어 넣기 위한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이라는 것이 경진원의 설명이다.

'해바라기' 하면 소피아 로렌이 주연으로 열연한 영화 '해바라기'(1970)가 떠오른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비운의 여인 지오바나. 남편을 찾아 동토를 헤매던 그녀에게 검은 땅에 끝없이 피어난 해바라기는 뜨겁고 애절하고 슬픈 자신을 다독이는 유일한 대상이었다. 훤칠한 모습과 어느 구석 숨김이 없는 시원스런 모습도 그에게는 희망이었다. 서양화가 박유자 씨가 12년째 해바라기를 즐겨 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에 선보이는 박 작가의 해바라기는 밝고 경쾌하고 화려하다. 대상인 해바라기도 대부분 당당하면서 활짝 웃는 모습이다. "해바라기를 통해 세상의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랑과 축복을 안기고 싶었다"는 것이 박 작가의 설명이다.

이번 전시는 광주 경진원이 원화(院花)를 해바라기로 선정하면서 박 작가의 해바라기와 인연이 닿았고, 박 작가 또한 문화 활동을 접하기 어려운 산단 근로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전시회를 갖고 싶다는 경진원의 취지에 동참하면서 이뤄졌다.

관객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것을 넘어, 직접 관객을 찾아가 전시회를 갖겠다는 이른바 박 작가의 '움직이는 예술, 찾아가는 미술관' 첫 걸음이다.

(재)광주시 경제고용진흥원이 서양화가 박유자 작가를 초청해 마련한 '해바라기' 전을 찾은 경진원 임직원들이 작품설명을 듣고 있다. 광주 경제고용진흥원 제공

앞서 박 작가는 지난 10월 광주 북구 남도향토음식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20번째 개인전을 갖고, 11월에는 한 달간 담양 갤러리 명지원에서 12년에 걸쳐 변화 해 온 20번째 버전의 해바라기를 선보여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도 박 작가는 '일상 속 작은 행복을 전달하겠다'는 열린 마음으로 해바라기가 갖고 있는 다양한 긍정적 의미를 여러 작품에 담아냈다. 어느 때보다 성숙한 눈으로 자유롭고 활기차게 바라본 해바라기도 유쾌하고 화려하다.

여전히 우리 곁에는 '희망'이 존재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강렬하다. "내 자신 코로나 상황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런 변화속에서 찾을 수 있었던 희망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는 게 박 작가의 고백이다.

박 작가는 "과거 갤러리 위주의 전시도 좋지만 예술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형태로 전시 패러다임을 바꿔보자는 경진원의 제의에 마음이 끌렸다"면서 "어쩌면 삭막할 수 있는 공단이나 기업을 찾아 예술을 접목하는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문화를 매개로 한 경진원의 사회공헌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진원은 산단 근로자들의 인문학적 지식과 정보 공유를 위해 '하남혁신포럼'을 개최했고 '고려인마을 김장 기부'와 'ESG 작은 음악회', '느티나무 작은도서관' 등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나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의 문화콘텐츠가 지역을 이끌고,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 지역을 먹여 살릴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광주경제고용진흥원 박성수 이사장은 "경진원의 역할은 지역 중소기업에 희망을 안겨주는 디딤돌이면서 지역 산업 발전을 위한 마중물"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문화를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유자 작 자연속으로-여름. 작가 제공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