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암미술관, 한-베 수교 30주년
기념전 ‘동행 그리고 공명’ 선봬
양국의 현대미술 흐름·동향 조망

응웬 떼 주이 作 ‘Vietnam prossession on a street’

한국과 베트남은 수 천 년 동안 외세 침략과 항쟁이란 고난의 역사를 공유한다. 또한 전통 유교적, 동양 전통의 철학과 규범, 예의, 문 등 여러 분야에서 동질성을 지니고 있으며, 지금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형제의 나라다.

더불어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베트남의 한류 열풍은 한국 드라마· 케이팝· 영화 등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됐으며, 지난해에는 한국어가 베트남 공교육 제1외국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두 나라의 우호가 문화예술을 통해 더욱 돈독해 지길 염원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부 샹 파이 作 ‘하노이풍경 Ⅲ’

은암미술관은 한국과 베트남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21일까지 ‘동행 그리고 공명’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92년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이래 정치·경제·문화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지속해온 양국의 문화예술교류와 인적교류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이에 베트남 작가 6명과 한국 작가 16명이 참여, 작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서, 양국의 현대미술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를 위해 세계의 주목을 받는 많은 미술가를 배출한 ‘에꼴 드 인도차이나’ 미술학교 출신들이 참여했다. 베트남 작가로는 ‘부 샹 파이’·‘레 꽁 따잉’·‘응우옌 반 그엉’·‘응우옌 티 뚜언’·‘응웬 떼 주이’·‘람 덕 만’ 등이다.

레 꽁 따잉 作 ‘Night dream in summer’

‘에꼴 드 인도차이나’ 미술학교는 베트남 미술계의 뿌리라 할 수 있다. 베트남 미술의 대표적 장르는 실크화·목판화·락카페인팅으로, 전통적 장르에서는 아직까지도 그 영역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베트남 작가들은 이번 전시에선 전통적 장르인 락커화와 평면회화 작품 17여점을 출품, 베트남 현대미술의 동향과 향토성을 선보인다.

베트남 화단의 제1세대 서양화가 ‘부 샹 파이’는 베트남 근현대 미술사의 큰획을 그은 거장이다. 그는 하노이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아름다운 풍경과 소박한 삶을 그려낸 작품들로 유명하다.

임종호 作 ‘한나절 풍경’

최근 유럽이나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원로 작가인 ‘레 꽁 따잉’은 토템미즘에 기인한 향토적 분위기를 토대로 회화작품에서 단순화된 인체의 특징과 볼륨감을 돋보이게 한다.

한국 작가로는 국내에서 명성을 알리고 있는 김해성·서병옥·신도원·이선복·이장한·이존립·이호국·임종호·장진수·조근호·주미희·채관병·채종기·채종태·한희원·황순칠 등이 참여했다.

참여 작가들은 한국적 모더니티를 잘 드러내며, 해외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도 있다. 이들은 미국 중심의 서구생활과 문화가 수입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예술관을 기반으로 창작활동을 해 온 작가들이라는 점에서 베트남 작가들의 경험과 사상을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발견된다.

이존립 作 ‘정원-행복한하루’

전시 뿐 아니라 베트남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장도 마련됐다. 광주 국제 교류센터에서 파견된 베트남 학생인턴의 도움을 받아 베트남 음식문화를 체험하는 한편, 베트남 전통 수상인형극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채종기 은암미술관장은 “다각적인 문화교류를 통해 서로 깊이 공감하는 생각이 커질 수 있길 기대하며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면서 “베트남에 대한 이해와 따뜻한 관심이 확산돼 폭넓은 문화예술의 교류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한편, 양국 우호관계에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은암미술관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단, 매주 일요일은 휴관이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