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호·이중섭·박수근·김환기 등 93점 전시
광주시립미술관 내달 27일까지…사전예약제

5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 `이건희컬렉션’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4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 `이건희컬렉션’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기증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이 4일 광주시립미술관 전시실에서 개최돼 시민들과 만났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이건희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사람의 향기, 예술로 남다'전을 4일부터 11월27일까지 시립미술관 3,4,5,6전시실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50점) △대구미술관(7점) △전남도립미술관(6점) △광주시립미술관(30점)이 소장하고 있는 이건희컬렉션 작품이 선보이며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45명의 작가 93점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서양화의 도입으로 변화된 한국 미술계의 상황을 시작으로 20세기 후반 미술에 이르기까지 시대적, 역사적 상황 속에서 변화된 한국 근현대미술의 맥락을 짚어볼 수 있는 한국 근현대미술의 대가 작품이 대거 소개된다. 이에 한국근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대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계승과 수용 △한국화의 변용, 혁신 △변혁의 시대, 새로운 모색 △추상미술과 다양성의 확장’으로 나눠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먼저 △계승과 수용 섹션에서는 서양화의 도입으로 서양미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 유학이 점차 확대되면서 한국 미술계에도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 변화된 한국 미술계의 상황을 허백련, 김은호, 오지호, 이인성 등의 작품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한국화의 변용, 혁신 섹션에서는 한국화의 현대적 변용을 보여준 이응노, 김기창을 중심으로 한국화의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보여준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변혁의 시대, 새로운 모색 섹션에서는 1940-50년대, 식민지 종결과 한국 전쟁, 분단 등 질곡진 역사를 관통하면서 시대의 아픔과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낸 이중섭, 박수근 등의 작품과 구상미술의 새로운 시도를 한 권옥연, 임직순 등의 작품을 엿볼 수 있다.

 △추상미술과 다양성의 확장 섹션에서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와 유영국 작품과 새로운 실험적 미술작업을 한 곽인식, 전광영 등의 작품으로 이어진다.

 특히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중섭 작가는 가족, 이별, 생활고 등 자신 신변에 관한 주제를 선묘의 조형성이 뛰어난 은지화, 엽서화 등을 통해 작품세계를 확장했다. 이중섭 작가의 작품은 미디어를 통해서 만나볼 수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평생 모은 소장품이어서 미술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관심도 뜨거운만큼, `이건희 컬렉션’ 첫날인 이날 오전, 평일 이른 시간이었지만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박정수 씨는 “평소 미술을 잘 알지는 못해도 이건희 회장이 소장한 거장의 작품을 보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나왔다”면서 “귀한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영광스럽고 두세 번 정도 더 보러 올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건희컬렉션'을 관람하기 위해선 광주시립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예약'이 필수다. 홈페이지 온라인 사전예약을 통해 예약자 포함 최대 4인까지 시간당 120명 이내로 예약 가능, 단체는 유선으로만 예약이 가능하며 시간당 60명 이내로 예약할 수 있다. 홈페이지 사전예약 인원이 미달일 경우에 한해 현장 입장이 가능하다.

 이건희컬렉션은 지난해에도 광주시민에게 한차례 공개된 바 있다. 당시 관람인파가 몰리면서 시간당 50명으로 제한했던 인원을 80명으로 확대하고, 하루 최대 예약 인원도 300명에서 480명으로 늘렸다.

 사전예약제를 통해 예약이 이루어져야만 관람을 할 수 있어서 예약 없이 미술관을 찾았다가 끝내 전시를 관람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 같은 혼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됐다. 사전예약을 통해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도 있었지만, 사전예약제 홍보가 미미한 탓에 이를 알지 못하는 일부 관람객들은 혼란을 빚기도 했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는 모바일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 불편과 혼란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이날 미술관을 찾은 A씨는 “이건희컬렉션이 열린다고 해서 찾았는데 사전예약을 해야 관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관람을 무사히 마치긴 했지만 나이 먹은 사람들이 사전예약제를 어떻게 알고 예약을 하겠느냐. 현장 입장도 가능하도록 인원을 따로 두는 게 맞지 않겠느냐”며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립미술관 관계자는 “혼잡을 우려해서 사전예약을 받고 있지만, 데스크로 오거나 유선을 통해서 사전예약제 안내를 해드리고 있다”면서 “사전예약 인원이 미달인 경우에 한해 현장 입장도 가능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유새봄 기자 newbom@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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